한국을 비롯한 농산물 수입국 그룹(G10)은28일 오후(현지시간) 제네바에서 각료회의를 갖고 현재 진행중인 도하 라운드 협상이 수입국들의 입장을 감안해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김주수(金周秀) 농림부 차관을 포함한 G10 각료들은 이날 스위스 대표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소위 '오시마 초안'이 부당한 짐을 나눠질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하고 수입국들의 우려에 대해 균형있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10각료회의는 도하 라운드 협상의 흐름이 막바지 고비를 맞이함에 따라 서둘러이뤄진 것이다.
한국은 이달초 열린 G10 각료회의에 허상만(許祥萬) 농림장관을 보내 국내 농산물 시장 보호를 위한 단호한 의지를 과시했었다.

G10각료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번의 각료회의와 마찬가지로 관세 상한 설정과 저율관세 의무수입물량(TRQ)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쌀과 같은민감 품목에 대한 신축성이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김 농림부 차관은 관세 상한 설정은 수용하기가 곤란하며 민감 품목에 대한 TRQ증량은 반대하며 민감품목의 산정시 신축성이 발휘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메이 요시유키 일본 농상과 대만, 노르웨이 고위 관리들도 자국의 입장이 한국과 동일선상의 입장임을 분명히했다.

G10각료회의를 주재한 요제프 다이스 스위스 대통령은 G10의 입장은 이미 상당한 양보를 취한 것으로 보며 수출국 그룹측에서 상응하는 양보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팀 그로서 농업위 의장이 이를 균형있게 반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이스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5강이 막후 협상을 통해 협상 흐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는 없는 입장이지만 협의 내용은 조속히 알려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G10의 이같은 입장은 오시마 쇼타로 일반이사회 의장이 발표할 2차 초안이 불리한 방향을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도로 '버티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되고있다.
일종의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일부 기자들은 이에 대해 G10이 결렬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고 다이스 대통령은 오시마 2차 초안을 봐야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잇다면서 결렬의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WTO관측통들은 G10이 이달들어 2차례나 각료회의를 가진 것은 더 이상 물러설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을 과시하는 의미가 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