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는 무슨…. 일이 먼저죠.'

30일부터 내달 10일사이에 대부분의 중소·벤처기업들이 휴가에 돌입한다.

제조업체의 경우 대부분 3~5일간 공장가동을 중단한다.

하지만 내수불황으로 고심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 최고경영자들은 바캉스계획을 짜기보다는 일에 파묻혀 여름을 나고 있다.

휴가를 반납하고 영업망을 점검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기업인들이 많다.

◇업계 현안 해결에 몰두

김용구 기협중앙회장은 "중소기업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놓여있는데 중소기업 수장이 여름휴가를 갈 수 있느냐"며 "휴가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대신 불황으로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방문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중소기업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는 단체수의계약제도 존속을 위한 대정부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불황타개 위해 국내외 시장 개척

이영남 여성벤처협회 회장(이지디지털 대표)과 변대규 휴맥스 대표 윤순광 오성엘에스티 대표 등은 불황타개를 위해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영남 회장은 여성벤처협회 회원들과 함께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중국 다롄에서 열리는 IT박람회를 참관하며 공동으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변대규 휴맥스 대표는 8월부터 국내 지상파 디지털 방송시대가 열림에 따라 국내 디지털셋톱박스 시장의 성공적 진입을 위한 계획수립에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장비업체인 오성엘에스티의 윤순광 대표는 대만 LCD 관련 회사들과 상담을 벌이기 위해 현지로 떠날 계획이다.

한국도자기 김동수 회장은 노리다케 나루미 상고 등 유명 도자기업체들이 몰려있는 일본 나고야를 최근 방문했다.

이곳에서 4박5일간 머물면서 20여종의 도자기 샘플을 사왔다.

우진세렉스의 김익환 대표는 중국 저장성 링보 단지에 건설한 플라스틱 사출공장의 안정적인 가동과 현지 시장개척을 위해 수시로 중국을 찾고 있다.

◇영업직원과 대리점 독려

내수영업본부와 대리점 격려에 나서는 기업인들도 있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는 공장 휴무기간(8월11∼13일) 중 각 지역 영업본부를 돌면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영업직원들을 독려할 계획이다.

공기청정기 전문업체인 청풍의 최윤정 대표는 영업망 강화를 위해 대구 인천 광주 포항 등 전국의 청풍 대리점들을 돌아볼 계획이다.

◇신규사업 구상,뉴트렌드 파악

새사업 구상과 뉴트렌드 파악에 나서는 기업인들도 많다.

김형순 로커스 대표는 신규사업 준비를 위해 휴가를 반납했다.

김 대표는 8월 한 달 동안 올 하반기 국내 및 중국시장에 동시에 내놓을 어학학습기 사업을 위한 준비를 하기로 했다.

8월 초에는 중국시장 조사를 위한 현지출장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MP3플레이어업체인 레인콤의 양덕준 대표는 올림픽공식 후원업체인 삼성전자의 초대를 받아 오는 8월18∼24일 아테네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을 참관한다.

양 대표는 "올림픽은 IT신기술이 선보이는 장"이라며 "IT트렌드에 대해 각국의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DVD타이틀 제작업체인 스펙트럼디브이디 박영삼 대표(한국영상협회 회장)는 31일부터 6일간 유럽과 미국을 방문,현지 영상제작물 관계자들을 만나 영상물의 새로운 흐름,시장변화 등의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이 밖에 이금룡 이니시스 대표는 8월6일부터 10일까지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를 방문,아시아권의 금융 및 경제를 배우기 위한 세미나에 참석하기로 했다.

또 휴가중에 정민 한양대 교수가 지은 '불광불급'을 읽기로 했다.

임상택·문혜정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