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허덕이는 공연계에서 값비싼 VIP석과 R석 티켓이 S석과 A,B석 등 일반 티켓에 비해 더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31일부터 8월7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 내한 공연의 경우 29일 현재 S,A,B석(2만~4만원) 예매율은 30%를 밑도는 반면 VIP석(8만원)과 R석(6만원) 예매율은 60% 안팎에 달한다.

또 오는 8월8일부터 5개월간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미녀와 야수'도 8월분 VIP석(12만원)이 98%,R석(10만원)이 91%나 예매된 데 반해 S,A,B석(4만~8만원)의 예매율은 70% 정도에 머물고 있다.

8월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공연되는 '디즈니 아이스쇼'는 8만8천원짜리 VIP 티켓이 69% 팔려 전체 평균 예매율 21%의 3배 이상에 이른다.

이처럼 VIP석이나 R석 티켓이 일반석 티켓보다 먼저 팔리고 있는 것은 공연계의 주요 수요층인 중상류층이 불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일부 기업이나 백화점들이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VIP석 등의 티켓을 대량 구입해 고객과 직원들에게 선물로 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미녀와 야수'의 경우 SK텔레콤(8천석) 이랜드(3천석) 산업은행(1천석) 한미은행(1천석) 등이 고가 티켓을 대량 매입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