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주식이 불과 10주도 거래되지 않는 상장기업과 코스닥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증시가 탈진상태에 빠져 주식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기현상이다.

이에 따라 거래량 미달로 증시에서 퇴출이 우려되는 종목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우선주,매매거래정지 종목 등을 제외한 6백53개 상장사 가운데 하루 거래량이 1천주도 안돼 사실상 매매가 중단된 상태인 상장사는 지난 28일에 97개사로 전체의 14.85%에 이르렀다.

지난 27일에는 14.09%인 92개,26일에는 13.63%인 89개였다.

거래량이 1백주도 안되는 종목이 28일에는 32개에 달했다.

심지어 하루종일 거래가 1주도 안된 종목도 전방 조흥화학 태창기업 세원정공 경인전자 부산주공 삼아알미늄 삼영화학 삼광유리 한국컴퓨터지주 등 10개나 됐다.

26,27일에도 거래량이 전무한 종목은 각각 12개,11개였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여서 하루 거래량이 1백주 미만인 종목이 최근 3일 연속 평균 26개를 넘었다.

28일의 경우 서주관광개발 한빛아이앤비 등 2개 종목은 불과 1주만이 거래됐고 어드밴텍은 2주,신양피앤피는 3주가 거래됐다.

하루 동안 10주도 거래가 안된 종목은 9개에 달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은 지난 4월말 급락장 이후 나타나기 시작해 특히 7월 들어 거래량 및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월별 하루 평균 거래량이 1천주 미만인 상장 종목은 지난 4월의 경우 28개에 불과했으나 5월 29개,6월 38개로 점차 늘었으며 7월에는 58개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 관계자는 "하루에 거래량이 1천주 미만이면 사실상 거래가 중단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주식을 사고 팔려는 투자자들의 의욕이 사라져 증시가 탈진상태에 빠졌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사실상 거래가 안되는 종목이 속출하면서 거래량 기준 미달로 증시에서 퇴출되는 종목도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행 상장 및 등록규정에 따르면 거래소의 경우 분기별 월 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수의 1%가 안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같은 상태가 2분기 연속 지속되면 상장폐지에 해당된다.

또 등록기업의 경우 월 거래량이 발행주식수의 0.01%(자기자본이 1천억원 미만인 경우)에 미달되면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후 3개월 연속 같은 상태가 반복되면 자동퇴출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거래소의 경우 지금처럼 거래량 부진이 계속될 경우 관리종목 지정이 우려되는 종목이 지난 분기에는 평균 10개 수준에 그쳤으나 이번 3분기에는 많게는 3∼4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추산이다.

특히 이가운데 상당수는 거래량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퇴출되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거래량이 부족한 상당수 기업은 요건을 맞추기 위해 분기말에 대주주끼리 주식을 사고파는 등 인위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사례도 속출할 것"이라며 "이는 증시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해당기업에도 비용낭비를 초래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