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월간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내달 5일 이임하는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 대사는 29일 북핵문제와 관련, "많은 한국민은 북한에 대해 위협을 덜 느끼게 된 반면 미국민은 위협을 더 느끼고 있다"며 "양국의 시각차가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허바드 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9ㆍ11사태 이후 미국민은 대량살상무기(WMD)와 테러리즘을 가장 큰 도전으로 느끼고 있고, 혹시나 테러리스트 손에 WMD가 쥐어질까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북한의 핵위협을 그 전보다 더 크게 느끼게 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ㆍ미동맹과 관련, "민주주의, 언론자유, 자유시장경제 등이 양국의 공통점이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동맹관계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에 대한) 양국의 관점이 다를지라도 큰 틀에서 보면 이해관계가 같기 때문에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허바드 대사는 "재임기간중 가장 흥미있는 일은 선거혁명과 세대교체를 통한 한국의 민주화였다"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그러나 가장 안타까운 사건으로는 의정부 여중생 미 장갑차 사망사고를 지적하고 "미국이 이 사고에 대해 가슴 아파한다는 사실을 한국민에게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했으며, 지금 같은 일을 경험한다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미국인의 심정을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