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갖가지 테마가 등장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확실한 재료를 가진 유망테마도 있지만 테마와의 연관성이 떨어지거나 관련 부문의 매출 비중이 미미한 업체들도 적지 않다.

해당업체들도 시장에서 테마주로 분류되는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단기테마에 따라 급등락을 이어갈 경우 업체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고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도 줄어들게 된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들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거론되는 테마와의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묻지마' 수혜주

30일부터 시행되는 e러닝산업 발전법은 최근 각광받는 테마다.

e러닝산업 발전법은 온라인 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관련부문을 집중육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 관련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로 이루넷디지털대성 시사닷컴 능률교육 등의 주가는 최근까지 급등세를 이어 왔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루넷과 디지털대성의 수혜는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부문의 매출이 미미해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김영석 연구원은 "디지털대성과 이루넷의 온라인 부문 매출은 1%정도에 불과해 온라인 업체로 보기 힘들다"며 "온라인 본격진출 여부에 따라 장기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당분간 e러닝 발전법을 통한 매출 신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저 '디지털' '넷'이라는 명칭 때문에 시장에서 온라인 교육주로 분류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당분간 e러닝발전법의 시행 분야가 어학 자격증 직무교육 수능 관련 부문에 국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반해 이들 업체는 중학교 및 고1,2학년 커리큘럼을 담당해 파급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악재'도 수혜

그동안 로또 수혜주로 꼽혔던 케이디미디어나 로토토도 비슷한 케이스다.

케이디미디어는 로또 부문 매출비중이 4%에 불과하며 로또 시행업체인 KLS의 지분도 올해 초에 전량 매각했다.

게다가 로또보다는 일반 복권인쇄 부문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로또의 인기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즉석복권업체인 로토토 역시 로또가 활기를 띨수록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데도 로또 수혜주와 동반상승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고 있다.

이 밖에 해룡실리콘은 '전쟁테마주'로 분류되고 있지만 관련제품 매출 비중이 1%에 못미치는 실정이다.

디지탈멀티텍은 최근 스카이라이프 지상파 재송신 결정을 전후로 다른 셋톱박스주들과 같이 급등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스카이라이프에 셋톱박스를 공급하지 않아 재료와의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선별투자 바람직

전문가들은 테마의 시장 영향력이나 업체별 사업비중 등에 따라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무늬'만 비슷해도 덮어놓고 투자하는 '묻지마'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테마가 사그라들 경우 이들 종목의 하락폭이 더 두드러지게 된다.

이루넷의 경우 e러닝 수혜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28일까지 3일간 10.1% 올랐다가 29일 하룻동안 10.0% 급락하기도 했다.

동양종금증권 이현주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테마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투자에 나서더라도 업체별 모멘텀이나 전체 업황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