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관리 감독 소홀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와 말라리아 등에 오염된 혈액을 유통시킨 대한적십자사 산하 혈액원 관계자들이 무더기 사법처리됐다.

그러나 당초 혈액관리의 최고 책임 기관으로 고발됐던 보건복지부나 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 질병관리본부 등에 대해선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성시웅 부장검사)는 혈액검사와 관리를 잘못해 부적격 혈액을 유통시킨 혐의(업무상 과실치상 및 혈액관리법 위반)로 전현직 중앙 및 지방혈액원장과 혈액원 검사담당 직원 등 총 2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에이즈바이러스 잠복기 상태에 있는 헌혈지원자 3명으로부터 채혈한 혈액을 유통시켜 6명이 수혈, 2차 감염된 가족 1명을 포함해 7명이 에이즈에 감염됐고 이 중 3명이 이미 숨졌다.

또한 BㆍC형 간염에 감염돼 헌혈유보군으로 분류된 헌혈지원자 9명에 대한 헌혈경력 조회도 하지 않고 채혈한 후 15명에게 수혈시켜 이 중 8명이 간염에 감염됐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