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신탁(자산운용)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규모가 시가총액의 3%에 불과,기관투자가로서의 '증시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자산운용협회 및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투신사들이 지난 28일 현재 주식형펀드 혼합형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시가로 평가한 금액은 11조4천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말(18조1천억원)보다 6조7천억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유형별로는 상장주식 10조1천6백억원,코스닥주식 6천7백억원,해외주식 5천6백억원 등이다.

거래소시장 기준으로 투신 보유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3.12%에 불과하다.

지난 80년,90년대 투신의 시가총액 비중이 7∼12%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름뿐인 기관으로 전락한 셈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국내 모든 투신사가 보유중인 주식(10조8천억원)은 국민연금 한 곳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9조3천억원)과 엇비슷할 정도로 투신사의 증시 위상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투신권의 증시 영향력이 이처럼 약화된 것은 주식형펀드의 환매(자금인출)가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펀드매니저들은 "매달 소액을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적립식펀드를 제외하고는 올들어 주식형펀드에 신규 자금이 들어온 경우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펀드환매는 개인과 법인 구분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식형펀드 감소로 투신사 전체 자산(1백68조원)에서 차지하는 주식비중도 작년말 12.3%에서 최근 6.7%로 낮아졌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