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은 외출도 하지 않고 온종일 집안에서 빈둥대거나 24시간 아내 이브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굴었다. 이브는 단 1분도 자유롭지 못했다. 견디다 못한 이브는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뱀의 꾐에 넘어가기는 했지만) 금지된 과일을 그에게 먹도록 함으로써 집 밖으로 내보낼 것을.'

'성경' 창세기를 현대적 상황으로 바꾸어 놓은 이야기다.

여기서 이브의 행동은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교묘한 모빙 액션(Mobbing Action)으로 간주된다.

'남을 괴롭히고 왕따시킨다'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이 생소한 단어는 신간 '모빙'(알렉산더 피어 지음,이미옥 옮김,참솔)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전략적 지혜'로 변주된다.

'이 세상은 돈이 아닌 시기심에 의해 지배된다'는 독특한 명제하에 '경쟁자 끌어안기''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교란작전''라이벌 흠집 소문내기' 등 역발상적인 11개 전략이 소개돼 있다.

물론 다윗 클레오파트라 마르크스 등 역사적 인물들이 어떻게 세를 불리고 기싸움에서 이겼는지 '쉬어가는 페이지'를 제공함으로써 감칠 맛을 더해준다.

이 책은 엘리자베스2세 여왕에게 다이애나 비를 쫓아낸 공로(?)를 인정해 모빙의 대가 1위 자리를 주었으며 심리적 테러에 능했던 영화 '대부'의 컬트적 인물 마이클 콜레오네를 5위로 순위매김했다.

또 존 레논의 마음을 빼앗은 다음 멤버들의 나쁜 소문을 퍼뜨려 비틀즈 해체에 결정적 역할을 한 오노 요코에게 8위 자리를 주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 냉소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모빙해야 하며 그런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하여 철저하게 계산한다'며 '사회적 진보와 자유,평화까지도 증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다.

2백93쪽,1만1천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