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는 29일(현지시간) 보스턴에서 열린 마지막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후보지명을 수락하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더욱 강하고 존경받는 미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케리 후보는 다음날인 30일부터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부통령후보(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와 함께 미국 내 20여개주를 순회하는 전국 유세에 돌입함으로써 오는 11월 대선을 위한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간다.


이에 대해 내달 하순 전당대회를 앞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날부터 대선 최대 승부처인 미주리주 등 3개주에 대한 집중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케리 후보 진영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후처리 정책과 경제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부각시키는 한편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반인 월가 등 경제계 감싸안기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강한 미국의 재건=케리 후보는 이날 후보수락 연설에서 "백악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회복시키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케리 후보는 정부가 미국을 전쟁으로 잘못 이끌어간데다 환경 경제 헌법 등에 위배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며 부시 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13가지의 정책공약을 제시했다.


케리 후보는 미국의 안보강화를 위해 현역 군인을 4만명 확충하고 반(反)테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두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핵 확산과 관련,가장 위험한 국가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국제 노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케리 후보는 이날 안보위협에 대한 대응능력면에서 부시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힘 있고 결단력 있는 자도자상 구축에 주력했다.


이를 위해 연설 중 '힘'이라는 용어를 17번이나 사용했다.


또 국제무역에선 공정한 경쟁을,경제분야에선 중산층 끌어안기를 핵심과제로 내걸었다.


그는 "공정한 경쟁을 할 경우 미국 근로자들이 경쟁하지 못할 나라가 없다"며 "우리는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케리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자국의 무역조건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해 환율조작이나 근로자 인권 및 환경 경시 등에 대한 미국의 감시와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월가 등 재계 끌어안기에 주력=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월가를 끌어안기 위해 월가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지지그룹을 대거 확충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 작업은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공동회장이 맡고 있다.


케리 후보측은 경제분야에서 워런 버핏,리 아이아코카,스티브 잡스 등 유력 CEO들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는 상공회의소나 제조업협회 등 재계단체를 집중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보스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