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코스닥지수가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7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서자 증권가에서 "바닥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이 바닥이다"라는 주장과 "더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추가하락 쪽에 다소 무게가 실려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날 코스닥지수는 NHN 옥션 유일전자 인터플렉스 KH바텍 등 인터넷.휴대폰부품주의 강세에 힘입어 지난 사흘간의 사상최저가 행진에서 벗어났다.

◆지금이 '바닥'이다=동원증권은 이날 "추세적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코스닥의 하락 국면이 마무리됐다"며 '바닥론'을 제기했다.

이 증권사 김세중 연구원은 코스닥의 주가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전날까지 지속됐던 인터넷주의 약세를 지수 바닥의 근거로 들었다.

김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의 하락을 이끌었던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40만원선을 지켜내면서 지수가 외부 악재를 잘 견뎌내고 있다"며 "지수 급락에도 끝까지 버티던 코스닥의 인터넷주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뒤 이날 강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가 바닥 수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NHN은 7일(거래일 기준) 만에 5.33%의 상승세로 돌아섰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9일 만에 강보합세로 마감됐다.

그는 "코스닥시장의 추세적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IT(정보기술) 경기 모멘텀 약화 우려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약세 원인으로 내수부진과 개인이탈 등을 꼽았다.

코스닥의 IT기업 중 해외시장을 최종 수요처로 삼고 있는 곳이 많지 않고 코스닥이 그동안 개인자금에 전적으로 의존해왔기 때문에 거래소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는 지적이다.

◆더 떨어진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기술적 분석과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지난 2000년 이후 단기급락 국면의 저점에서 기록했던 지수 20일 이격도(주가와 지수20일이동평균선 사이의 괴리율)를 감안할 때 코스닥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6% 가량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종가(328.44)를 기준으로 할 때 308.73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지난 2000년에 형성된 벤처 거품이 아직까지 꺼지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코스닥지수가 단기급락했지만 반등보다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닥시장에서 인터넷업체를 제외한 상당수 IT부품업체들의 실적과 주가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거래소의 IT종목들에 철저히 종속돼있다"면서 "코스닥시장이 의미있는 반등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거래소시장의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와 시장간 신뢰 붕괴와 부동산가격 강세,신용불량자 양산 등에 따른 개인의 매수여력 소진 등이 "코스닥 붕괴"를 불러온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