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폭염이 계속되면서 국내 에어컨 업체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오랜 내수침체의 터널을 벗어나면서 수출 호황이라는 겹경사까지 맞았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최근 아프리카, 중동과 동남아 지역으로의에어컨 수출이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가나 등 시장 규모가 적은 국가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태국 등 적지 않은 물량이 팔리는 지역의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최근 3배 가까이급증했기 때문이다.

내수의 경우 지난 6월 작년 동월에 비해 15% 정도 물량이 늘어난데 이어 7월에는 60% 정도 증가했다.

이에따라 생산량의 30%는 국내에, 70%는 해외에 공급하는 창원의 에어컨 공장은지난달 내내 1일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며 생산량을 늘린데 이어 폭증하는 물량에대응하기 위해 애초 이날부터 닷새간으로 예정됐던 휴가를 긴급 연기하고 오는 7일까지 계속 제품 생산에 나서기로 노조측과 지난달 30일 합의했다.

이와함께 중국 지역도 상하이 이남에서 폭염이 계속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2배가량 판매량이 늘어나자 중국 톈진(天津)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급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지난해 800만대에서 올해 1천만대로 높여 잡은 에어컨 생산 목표 달성이 `가시권'내에 들어온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유럽 지역의 수출 물량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에따라 예년같으면 지난달 중순까지 가동됐을 수원의 에어컨 생산라인이 10여일이 더 늘어난 지난달 30일까지 풀가동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측은 지난달 에어컨의 국내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0% 증가한 것으로 보고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올해부터 에어컨 전 수출품목에 나노실버 기술을 적용한데다 폭염까지 겹치면서 현재까지 전체 수출물량이 작년 대비 약 40% 가까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4평형 소형 창문형 에어컨을 주력 품목으로 하는 미주지역은 약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고 9-13평형 분리형 에어컨이 주종인 유럽지역의 경우 45%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여름 기온이 40℃를 오르내리고 있는 스페인은 지난해와 비교해 2배의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대우일렉트로닉스 에어컨 수출의 핵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제살깎기 출혈경쟁 등으로 상처만 남겼던 에어컨부문이 올해 이렇게 효자가 되리라고는 미처 기대하지 못했다"며 "모처럼만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