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노키아가 두려워하는 휴대폰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산 휴대폰의 위상이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를 위협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노키아의 본거지인 핀란드에서는 삼성 휴대폰의 점유율이 5%를 넘어서면서 경계령까지 떨어졌다.

지난 2000년 삼성전자가 핀란드에 진출했을 당시 국산 휴대폰이 명함도 못 내밀던 시절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KOTRA 헬싱키 무역관의 정철 관장은 "노키아 휴대폰이 최고라고 자부해온 핀란드 소비자들이 삼성의 조개(폴더)형 휴대폰을 찾기 시작했다"며 "올해 들어 노키아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조사기업이 발표한 IDC 자료를 봐도 노키아의 추락과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들의 도약이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연간 33.6%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노키아는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 29.3%,2분기에 27.7%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지난해 연간 9.9% 점유율을 보인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는 평균 13.5%대를 기록하고 있다.

1분기에 13.1%에서 2분기엔 13.9%로 계속 오르고 있다.

2분기엔 2위 업체 모토로라(14.7%)와의 점유율 격차를 0.8%포인트로 좁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삼성전자가 모토로라를 따돌리고 2위를 꿰차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LG전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2분기 점유율 6.1%를 기록하며 공동 4위(6.4%)인 지멘스와 소니에릭슨을 바짝 위협하고 있다.

1년 전에 비하면 0.8%포인트 성장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업체들의 이같은 도약에 대해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마케팅 전략의 성공'이라고 설명한다.

IDC 보고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술혁신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이 돋보인다"며 "특히 2분기 들어 중·고가 위주의 전략을 밀고나간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노키아는 중·저가품 중심의 보수적인 전략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휴대폰 판매가를 보면 전략의 차이를 뚜렷이 구분할 수 있다.

지난 1분기 노키아의 휴대폰 판매가는 1백38달러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판매가는 각각 1백96달러와 1백52달러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노키아 1백58달러,삼성전자 1백96달러,LG전자 1백60달러로 우리나라 업체들이 높았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휴대폰은 반도체 자동차와 나란히 우리나라 '3대 수출품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휴대폰 수출은 1백34억달러로 총수출액의 7%를 차지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휴대폰 수출은 지난해보다 33.7% 늘어난 1백65억8천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 앞으로 4년간 연평균 27.6%의 고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추측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