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 중인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수출 실적이 '뻥튀기'였던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는 '누구나…'가 한국영화 사상 단일 작품으로는 최고가인 5백50만달러(약 60억원)에 일본에 수출됐다고 최근 발표했지만 이 영화의 해외 세일즈를 담당한 튜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실제 수출금액은 2백10만달러"라고 2일 밝혔다.

국내 중견 영화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측의 실적 발표가 '부풀리기'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태원측은 대외 신인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헌과 최지우가 주연을 맡은 '누구나…'는 한 남자와 세 자매의 연애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영화계에서는 태원이 5백5만명을 동원한 영화 '가문의 영광'을 제작했고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수입 개봉하는 등 '대박'을 터뜨린 대표적인 제작사였다는 점에서 이번 수출 실적 '뻥튀기'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상영작의 관객을 부풀려 '영화 띄우기'에 나섰던 일부 영화사들이 수출 가격마저 조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조작 사건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매년 집계하는 수출 실적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 제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관객 집계와 거래가격의 투명성이 필수적이라고 영화인들은 지적하고 있다.

A영화사 관계자는 "통계 조작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며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영화계의 자정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