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주가 하락세로 일반투자자 대상의 유상증자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2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등록기업들의 유상증자 결의 건수는 시장의 약세가 본격화된 지난 5월 이후 눈에 띄게 줄었다.

3월과 4월 각각 31건,28건이던 유상증자 결의는 5월과 6월 각각 20건으로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17건으로 3월의 절반 가량으로 떨어졌다.

유상증자가 어려워지자 전환사채 발행이나 차입 계약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4월 3건에 그쳤던 회사채 발행결의 건수는 5월 9건으로 늘었고 6월과 7월에는 각각 13건과 12건으로 뛰었다.

올해들어 월 평균 2∼3건에 불과했던 차입계약 건수도 5,6월에 5건과 7건으로 각각 늘어났다.

기업들의 유상증자 결의건수 감소는 주가하락으로 증자가 힘들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스템셀은 지난달 19일 주가가 액면가를 밑돎에도 불구하고 일반공모 방식의 증자를 시도했다가 전량미달이라는 사태를 맞았다.

자금조달이 이처럼 어려워지자 기업들은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인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불리한 옵션계약을 조건으로 내거는 업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들은 사옥 등 고정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씨엔에스의 경우 지난 6월 강남구 논현동 사옥을 맥스리얼티에 매각키로 계약을 맺었으나 수차례 지연돼 결국 다른 회사에 넘겼다.

증권 전문가들은 "주가하락으로 증시의 자금조달 기능이 약해진 데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권 대출도 까다로워져 돈줄이 막히고 있다"며 "증시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등록기업들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