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가치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테러단체 알 카에다가 미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에 테러공격을 가할 것이라는 첩보가 전해지면서 달러화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2일 미 달러 가치는 지난주 뉴욕 종가인 달러당 1백11.35엔에서 1백11.17엔으로 떨어졌다.

달러 가치는 장중 한 때 달러당 1백10.92엔까지 밀렸다가 간신히 1백11엔선을 회복했다.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달러 가치는 지난주 뉴욕 종가인 유로당 1.2020달러에서 1.2055달러로 떨어지며 테러공포에 흔들리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반면 금값은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의 테러위협 경고가 전해진 직후 시카고상업거래소 시간 외 거래에서 12월물 금선물은 한 때 지난주 말 종가 대비 3.60달러(0.9%) 오른 온스당 3백97.30달러까지 치솟은 후 3백93.25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금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으면서 외환투자자들은 달러 대신 금이나 유로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바클레이캐피털의 제이크 무레 외환투자 전략가는 "테러 우려는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것이고 이는 곧 달러에 악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 테러조직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씨티그룹 푸르덴셜금융 등 미국 내 핵심 금융기관들에 대한 구체적인 공격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 외환시장에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3.0%를 기록한 데다 테러위협까지 겹치면서 단기적으로 달러가치 약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