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과 김상열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등 산자부의 1급 간부 2명이 2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인사 적체가 심한 부내 후배들의 인사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용퇴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향후 파격적인 '인사 판짜기'를 위한 이희범 산자부 장관의 사전포석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본부 4명의 1급 가운데 가장 젊고 수출과 외국인 투자 호조세를 이끄는 등 내ㆍ외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박 실장(행시 17회)의 퇴진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산자부와 특허청 중소기업청 등 외청의 1급 인사를 앞두고 기존 1급들과 고참 국장(행시 18∼19회)들을 압박하기 위한 이 장관의 '승부수'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 장관에게 박 실장의 사표 수리는 '읍참마속(泣斬馬謖)'과 마찬가지"라며 "유능한 간부의 사표 수리를 신호탄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자부는 지난주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으로 옮긴 이현재 전 기획관리실장 자리를 포함, 1급 세 자리가 비게 됐다.

기획관리실장에는 이원걸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행시 17회)이 내정된 상태다.

이밖에 유력한 1급 승진 후보로는 이계형 무역유통심의관(행시 19회), 이재훈 자본재산업국장, 이승훈 국제협력투자심의관(이상 행시 21회) 등이 꼽히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