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보톡스를 개발한 기업은 메디톡스를 포함해 4곳밖에 없습니다. 세계 유명 제약회사들을 앞지른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의 쾌거입니다."

최근 국내 최초로 보톡스 의약품인 '메디톡신 주사제'를 자체 개발한 메디톡스의 정현호 대표(42·사진)는 보톡스 연구에만 18년을 바친 바이오 분야의 장인으로 통한다.

보톡스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톨리눔'이라는 세균이 만들어내는 신경독의 일종으로 근육의 비정상적 수축이나 경련의 완화,주름제거 등의 치료에 널리 쓰인다.

국내 시장만 연간 4백여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세계 시장은 1조원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 대표는 "원료물질 추출에서 부터 완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1백% 자체기술로 개발했다"며 "임상시험 결과 미국 앨러간사의 제품과 동등한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1986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분자생물학 석·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보톡스를 연구했다.

"재학 중에 보톡스 원료물질인 보툴리눔 단백질의 분리와 작용원리에 대해 연구했습니다.1992년 박사학위를 받을 때는 보톡스에 관한 한 국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정 대표는 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95년 선문대 생명공학과 부교수로 부임한 후에도 보톡스연구를 계속했다.

그는 보톡스가 단순히 미용치료에만 머물지 않고 신경치료제로 광범위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2000년에 메디톡스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보톡스 제품개발에 나섰다.

그는 "10명도 안되는 연구원들이 매일 퇴근시간도 잊은 채 연구에 몰두했다"며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4년간의 고생을 참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메디톡스는 CJ에 5년간 3천만달러어치의 보톡스를 공급하기로 최근 계약을 맺었다.

CJ는 메디톡스로부터 보톡스를 공급받아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현재 보톡스 진단키트와 관련,항체의약품 개발도 눈 앞에 두고 있다"며 "2008년께는 메디톡스 제품이 세계 보톡스시장의 15% 이상을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