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수출기업의 선하증권(BL)을 담보로 발행한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1백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엑스포트 파이낸싱펀드'(가칭)라는 특수목적 펀드를 모집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해운회사가 운송화물에 대해 발행하는 선하증권을 담보로 수출업체가 발행한 CB를 인수한 뒤 조합원들에게 파는 형태로 운용된다.
수출업체는 이를 통해 제품 선적과 동시에 선수금을 받아 추가 주문량 생산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한다.
펀드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시중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안정적으로 받는 것은 물론,수출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등록)될 경우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투자수익을 누릴 수 있다.
이번 펀드는 신용장을 개설하지 않는 미국 등에 위치한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수출기업들을 돕기 위한 것이다.
이들 유통업체는 많은 해외 기업들을 상대로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장을 직접 개설하지 않고 인수도조건(DA) 등 중간 수입업자를 통한 결제방식에 따라 물건을 납품받고 있다.
그러나 DA는 외상거래여서 대금을 받기까지 통상 60∼1백20일이 걸려 수출업자에게도 부담스러운 조건이다.
또한 선하증권을 담보로 한 은행 대출도 신용장이나 다른 담보를 요구하기 때문에 '그림의 떡'이다.
따라서 영세한 수출업자들은 미국 등지에서 주문을 받더라도 불리한 결제조건 때문에 수출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중기청은 이달 중 이 펀드의 운용사 신청공고를 내고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펀드 결성은 11월까지 끝낼 계획이다.
중기청은 일단 올해 1백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한 뒤 수출업체 및 투자자들의 호응도를 고려해 매년 한 차례씩 추가 발행할 방침이다.
정부의 펀드참여 규모는 펀드의 공공재적 성격을 감안,5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