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영 기자의 베를린 리포트] 웰빙 리모델링 <10.끝> 증축보다 公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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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방정부는 작년 11월 대대적인 리모델링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주택에 들어가는 화석연료(석유·가스 등) 에너지량을 줄일 목적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의 정부 지원 규모는 무려 1백20억유로(약 16조8천억원).그러나 돈을 거저 주는 것은 아니다.
실세금리보다 2%포인트 낮은 금리로 20∼30년간 빌려줘 리모델링을 유도하겠다는 게 독일 정부의 의도다.
대출지원을 받을 수 있는 리모델링 범위는 오래된 보일러 교체에서부터 태양열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한 집열판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출을 받으려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리모델링인지 검증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당 연간 2백kWh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주택을 80kWh 이하로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을 은행에 제출해야 하고 리모델링 이후에도 검증을 받아야 한다.
어떤 자재를 어떤 방법으로 시공하면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기준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
독일정부가 운영하는 리모델링 프로그램이 주는 교훈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리모델링의 목적이 공공의 이익 추구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주택에 들어가는 화석연료 에너지량을 줄이면 세금으로 사들여야 하는 석유·가스 등의 수입비용이 감소한다.
또 이산화탄소 방출량도 줄어들어 전체 국민 건강에 도움을 준다.
교훈의 다른 하나는 구체적인 수치로 리모델링의 효과를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에너지 절감형 리모델링이라면 어느 정도 에너지량을 줄일 수 있는지 예측하고 실제로 그렇게 해내는 게 독일의 리모델링이다.
국민건강을 고려한 쾌적한 주택으로 리모델링할 때도 마찬가지다.
거주자에게 적절한 온도 습도 실내공기질 등을 실험을 통한 설계와 기술로 풀어 나간다.
권장 온도 등의 실험결과 수치는 독일공업규격(DIN)에 집약돼 있다.
규격을 어기고 집을 짓거나 리모델링할 경우 거주자가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들어 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관심도에 비해 정부의 법령이나 과학적 규격 등은 선진국 수준에 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 리모델링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은 어렵더라도 국내 상황에 맞는 리모델링 기준을 차근차근 세워나가야 할 때다.
무엇보다 주택의 면적을 늘리는 증축 리모델링이 궁극적인 리모델링의 목표인지도 되짚어 봐야 할 때다.
hykim@hankyung.com
주택에 들어가는 화석연료(석유·가스 등) 에너지량을 줄일 목적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의 정부 지원 규모는 무려 1백20억유로(약 16조8천억원).그러나 돈을 거저 주는 것은 아니다.
실세금리보다 2%포인트 낮은 금리로 20∼30년간 빌려줘 리모델링을 유도하겠다는 게 독일 정부의 의도다.
대출지원을 받을 수 있는 리모델링 범위는 오래된 보일러 교체에서부터 태양열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한 집열판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출을 받으려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리모델링인지 검증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당 연간 2백kWh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주택을 80kWh 이하로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을 은행에 제출해야 하고 리모델링 이후에도 검증을 받아야 한다.
어떤 자재를 어떤 방법으로 시공하면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기준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
독일정부가 운영하는 리모델링 프로그램이 주는 교훈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리모델링의 목적이 공공의 이익 추구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주택에 들어가는 화석연료 에너지량을 줄이면 세금으로 사들여야 하는 석유·가스 등의 수입비용이 감소한다.
또 이산화탄소 방출량도 줄어들어 전체 국민 건강에 도움을 준다.
교훈의 다른 하나는 구체적인 수치로 리모델링의 효과를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에너지 절감형 리모델링이라면 어느 정도 에너지량을 줄일 수 있는지 예측하고 실제로 그렇게 해내는 게 독일의 리모델링이다.
국민건강을 고려한 쾌적한 주택으로 리모델링할 때도 마찬가지다.
거주자에게 적절한 온도 습도 실내공기질 등을 실험을 통한 설계와 기술로 풀어 나간다.
권장 온도 등의 실험결과 수치는 독일공업규격(DIN)에 집약돼 있다.
규격을 어기고 집을 짓거나 리모델링할 경우 거주자가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들어 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관심도에 비해 정부의 법령이나 과학적 규격 등은 선진국 수준에 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 리모델링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은 어렵더라도 국내 상황에 맞는 리모델링 기준을 차근차근 세워나가야 할 때다.
무엇보다 주택의 면적을 늘리는 증축 리모델링이 궁극적인 리모델링의 목표인지도 되짚어 봐야 할 때다.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