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 때 마지막까지 국군과 함께 했던 외환은행이 그 때의 '의리'를 인정받아 이라크 파병부대에 지점을 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외환은행은 최근 국방부로부터 이라크 파병부대(자이툰 부대) 지점 설치은행으로 선정돼 조만간 금융감독원과 재정경제부에 해외점포 설치 인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국내은행중 해외네트워크가 가장 많고 북한 금호지구에 KEDO 직원들을 위한 출장소를 7년째 운영하고 있는 점 등이 국방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 1975년 베트남 전쟁이 끝날 무렵 다른 한국 은행들이 모두 철수한 뒤에도 외환은행 사이공지점 직원들은 끝까지 업무를 수행하다 국군과 함께 철수했었다"며 "당시의 인연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이툰부대 지점은 외국환 송금업무는 물론 이라크 재건사업에 필요한 건설자금 지원까지 맡게 될 예정이어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지점장을 포함해 2명 정도를 파견할 계획"이라며 "바레인지점과 두바이사무소, 이라크지점을 전초 기지로 삼아 인도적 차원에서 이라크 재건사업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