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시중은행중 처음으로 건설업 부동산임대업 음식숙박업 등에 이어 일부 정보기술(IT) 업종도 여신관리업종으로 지정,여신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조흥은행의 이같은 조치가 다른 은행에도 확산될 경우 IT업종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코스닥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지점장 등의 대출 전결한도를 줄이고 본점의 여신심사도 강화하는 특별관리업종에 음식점업(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은 제외), 소프트웨어개발업, 정보처리 및 기타 컴퓨터 운영 관련업을 추가했다.

여신 특별관리업종에 속하는 업체가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영업점장이 처리할 수 있는 전결한도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전결한도를 초과하는 여신은 본부의 심사협의회 승인까지 얻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조흥은행은 작년 10월엔 건설, 부동산 임대 및 공급업, 숙박업(호텔 콘도 등은 제외) 등을 특별관리업종으로 선정했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IT업종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업과 정보처리 및 기타 컴퓨터 운영관리업종의 연체 대출금 규모가 상반기부터 급증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이 불투명한 경기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 이들 업종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이 관심을 끌고 있다.

만일 은행권 전체가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IT업종에 대한 여신에 제한을 두게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IT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 우리 등 대부분 은행들은 건설업, 음식숙박업, 부동산 임대업 등에 대한 여신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들 3개 업종을 여신 억제 업종으로 분류하고 신규 여신의 경우 본점의 승인을 받은 뒤 취급토록 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8일부터 한시적으로 신용등급 6등급 이하(정상등급 중 최하단계)인 비외부감사업체나 개인사업자 가운데 건설ㆍ부동산ㆍ음식숙박업종에 대한 영업점장 전결한도를 절반 정도로 축소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