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사상 최저치를 잇달아 경신하는 침체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상위 우량종목에 대한 지분율을 늘려 주목된다.

외국인들이 코스닥 간판종목을 대상으로 '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우량한 펀더멘털(기업 기초체력)에 비해 주가가 낮아 투자 메리트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은 약세장에서 유용한 투자전략으로 활용될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의 우량주 매집

코스닥지수가 장중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한 3일 외국인들은 NHN 지분 0.19%를 추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NHN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48.21%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LG텔레콤(21.49%) 웹젠(34.96%) 등도 지난달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승형'으로 분류된다.

NHN은 명실상부한 인터넷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외국인 선호 배경으로 지적된다.

LG텔레콤의 경우 경쟁업체에 대한 규제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데다 마케팅 비용 감소 등으로 하반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외국인들의 '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외국인 지분율이 낮아졌다가 하순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V자형'으로는 휴대폰 부품업체인 유일전자 KH바텍 인터플렉스 등과 가치주로 꼽히는 파라다이스 국순당 등이 대표적이다.

휴대폰 산업의 경우 하반기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유일전자 등은 판매처 다변화,신제품 출시 등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들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무작정 매수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레인콤은 오히려 지분율을 낮추고 있다.

특히 다음의 경우 라이코스 인수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어 모건스탠리 UBS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조정을 검토 중이다.

◆어떻게 활용하나

전문가들은 시장이 활력을 잃을수록 외국인들의 러브콜을 받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업종 대표주 성격이 강한 데다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반등 탄력이 강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매수 주체가 실종된 최근의 장세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해당 종목들의 추가 하락을 방지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들은 이들 우량 종목을 단기 차익실현보다 중장기적인 보유를 위해 사들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준다.

정동익 한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중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갖춘 우량주만 골라 선별적으로 투자한다"며 "외국인 집중 매수 종목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도 괜찮은 투자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