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중인 LG칼텍스정유 노조원들이 '허동수 회장 참수 퍼포먼스'를 벌이는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돼 물의를 빚고 있다.

이라크에서 무장단체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고 김선일씨의 참수 동영상을 패러디한 것이다.

3일 조선대학교 학생 등에 따르면 LG정유 노조원들은 지난 1일 오후 조선대 생활협동조합 앞에서 김씨의 참수 동영상을 본떠 LG정유 회장을 처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장면을 찍은 사진은 LG정유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졌고 이후 인터넷 디지털카메라동호회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됐다.

인터넷을 통해 떠돌고 있는 사진은 2장.

한장은 'OOO방송이 공개하는 허OO 공개처형 비디오…'라고 적힌 현수막을 노조원들이 들고 있는 장면을 담고 있다.

또다른 한장에는 LG정유 회장으로 분장한 한 노조원이 눈이 가려진 채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들고 있고 뒤에서 붉은 복면을 한 노조원들이 막대기로 '회장역'을 위협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사진 아래에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멋진 역할극을 준비하느라 고생했다'는 내용의 글도 적혀 있다.

LG정유 노조 김용태 사무국장은 "노조 측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퍼포먼스였을 뿐"이라며 "대통령도 패러디의 대상이 되는 마당에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진들에 대해 네티즌들은 대부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국가적 참극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용'했다는 반감이 지배적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 게시판에서 한 네티즌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온 국민을 울분에 빠뜨렸던 사건까지 패러디 했어야 했느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나라 망치는 귀족노조 정말 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후세들이 불쌍하다"고 꼬집었다.

네티즌은 "회사측 입장을 전달하겠다며 노조회장을 참수하는 퍼포먼스를 했다면 노조는 어떻게 나왔을까"라며 "기본적인 양식이 없다고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음(www.daum.net)의 뉴스 게시판에도 "어이가 없다. 무슨 생각을 갖고 저런 행동을 했는지 묻고 싶다. LG정유 노조사람은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가"(아이디 하사누리)라고 썼고 "다시는 LG정유 기름 안넣는다"(당당하다)며 불매 의사를 밝히는 반응도 상당수였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