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들이 많이 찾는 스타벅스는 점장이 대부분 20대.홍석창 점장(29)은 스타벅스의 대표 점장으로 통한다.
외국인 고객 비율이 절반이 넘는 점포이자 스타벅스의 한국 1백호점인 이태원점 점장으로 발탁된 것도 이 때문이다.
홍 점장은 스타벅스에 우연히 입사했다.
지난 2000년 군 제대 직후 신문에 난 스타벅스 '파트너(정규사원)' 모집 광고를 '파트타이머' 모집 광고로 잘못 알고 입사 지원서를 냈다가 덜컥 합격한 것.그것도 교육 첫날이 돼서야 자신이 정식 입사한 사실을 알았다.
당시 지방대 복학생으로 회사를 다니느냐 마느냐를 수차례 고민하다가 결국 회사를 택했다.
말단 매장 직원인 '바리스터'에서 점장을 달기까지 1년6개월 동안 집안엔 알리지도 못했다.
잘 알려진 브랜드도 아니었고 아무리 설명해도 부모 세대에는 결국 '다방' 서버였기 때문.
입사한 지 1년6개월 만에 점장을 맡은 그는 그동안 남다른 아이디어로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다.
처음 발령받은 곳은 '신세계 광주점'.스페셜티 커피 개념조차 생소한 곳이었다.
'서울에서 온 외국 브랜드'에 대한 눈길도 곱지 않았다.
젊은 사람들은 그나마 새롭다는 것에 호감을 보여줬지만,30대 이상을 대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때문에 물어보지 않는 이상 어떤 브랜드라는 언급은 피했다.
대신 '새로운 커피 맛'을 보여주는 데 승부를 걸었다.
모든 커피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함께 준 것.단가는 2배로 들고,혼자 온 손님은 고스란히 버리고 가기 일쑤였지만 한 달간 무료 서비스를 계속했다.
결과는 성공."이렇게 쓴 커피가 달콤한 맛으로 변하느냐"며 손님들이 신기해했다.
배타적일수록 한 번 마음을 열면 충성고객으로 변할 확률이 높은지 석 달이 지나자 오픈 첫 달에 비해 매출이 무려 두 배나 뛰었다.
이듬해 그는 서울 코엑스 내 아셈점으로 옮겼다.
연매출 18억원으로 스타벅스 전체 매장 중 2∼3위를 다투는 슈퍼 상권이다.
상황은 광주와 전혀 달랐다.
손님들은 영화시간에 맞추려 바쁘게 왔다가기 일쑤.'친절함'이 먹히지 않는 곳이었다.
또 커피에 대한 지식이 해박해 매장 직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손님들이 상당수였다.
전략을 바꿔야 했다.
최대한 신속하게 서비스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 영화의 흥행 여부에 따라 매출이 요동치자,상영 정보를 미리 입수해 영업 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자사에선 처음 적용하는 방식이었지만,한 시간 영업 연장으로 일 매출이 1백만원 이상 오르기도 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쉽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마케팅이나 매출 데이터를 개인적으로 모으고,분석한다.
운영 원칙을 짜기 위해선 정확한 판단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영 관련 서적은 물론,어떤 책을 읽더라도 자세히 분석하고 매장 운영에 적용시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고객과 직접 부대끼며 근무할 때 얻는 것이 가장 많다고.홍 점장은 "젊은 고객을 만족시키려면,각자 다른 입맛이며 그때그때의 기분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