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君子復仇 十年不晩)."

원한을 잊지 않고 복수의 세월을 참고 기다리는 중국인의 끈질긴 근성은 한반도의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청일(淸日) 전쟁 패배에 대한 뼈아픈 자성에서도여지없이 드러나 한국인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조선에 대한 지배권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청일 전쟁이 발발한지 110주년이 된지난 7월25일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류궁다오(劉公島) `갑오전쟁(甲午戰爭:청일전쟁)' 기념관.

이 곳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은 기념관내에 새겨진 "국치를 잊지말자(勿忘國恥)"는 4자를 보고 당시의 패배를 상기하며 내심 복수의 칼을 갈았다.

중국의 저명한 일본문제 전문가 펑자오쿠이(憑昭奎)박사는 그러나 중국인의 "상기하자 청.일 전쟁" 각오가 충분하지 않다고 개탄했다고 관영 신화 통신이 발행하는국제전문지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가 3일 보도했다.

청나라 북양함대가 당시 해전에서 일본 연합함대에 대패한 것은 정치 부패이외에 서양 과학기술력에서 뒤졌기 때문인데 아직 과학.기술 발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세계 최고의 능력을 가진 슈퍼 컴퓨터를 개발했고, 국내총생산(GDP)의 3%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는데 비해 중국은 R&D 투자는 1%에 불과하다는 것.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고 있지만 정작 무슨 독특한 기술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지린(吉林)대학 국제경제과 리샤오(李曉) 교수는 당시 북양함대의 패배에는 정치 부패와 지방 이기주의의 원인도 컸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역사의 교훈으로 삼을것을 주문했다.

당시 서태후(西太后)의 명에 따라 호화 별궁인 이허위안(이<臣+頁)和園)을 짓느라 북양함대 예산을 빼돌렸고, 북양함대의 함선들이 일본 군함들의 함포를 맞고 화염속에 침몰하는데도 남양함대는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또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동북아연구실 양보장(楊伯江) 주임은 제인 디펜스위클리를 인용, 중.일 해군력을 비교하면서 청.일 전쟁 해전이 재현될 경우를 가상해보기도 했다.

결론은 중국은 해군 30만명에 군함 600척, 총톤수 130만여t으로 일본의 해군 4만3천800명, 군함 200척, 총톤수 함정 100만t에 표면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군사기술상의 면에서 일본에 비해 약세로 평가됐다.

양주임은 이같이 솔직히 해군력의 약세를 시인하면서 중국의 강력한 대양 해군 육성 필요성을 역설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