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발효된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 덕분에 칠레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기업의 영향력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

FTA로 인해 휴대폰 등에 붙는 관세(6%)가 없어지면서 휴대폰은 물론 다른 가전제품 판매량도 함께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칠레시장에서 컬러TV와 양문형냉장고 등 8개 품목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작년 상반기보다 매출액이 50% 이상 늘어났다고 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칠레세관 자료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51%의 점유율을 기록한 VCR를 비롯 양문형냉장고(40%) 캠코더(40%) 전자레인지(32%) 오디오(26%) 모니터(25%) 컬러TV(20%) DVD플레이어(20%) 등이 현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한·칠레 FTA 덕분에 휴대폰 판매량이 작년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현재 애니콜의 시장점유율은 10% 수준으로 연내에 소니에릭슨(12%)을 제치고 노키아(40%)에 이어 2위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5개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 1위 품목이 올해 8개로 늘어나는 등 전 품목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며 "TV 냉장고 등 대부분 가전제품은 멕시코 브라질 등에서 생산한 것이어서 기존에도 무관세 혜택을 받았지만 FTA로 인해 가격인하 효과를 본 애니콜 판매량이 대폭 늘면서 가전제품도 덩달아 잘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FTA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칠레 유력 일간지인 '엘 메르쿠리오'에서 발표한 올 상반기 시장조사 결과에서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대부분 품목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특히 일부 휴대폰 가격을 관세 인하분(6%)만큼 낮추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 올해 휴대폰 판매량을 작년보다 30%이상 늘리기로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