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서 외국계 펀드들이 그 성격에 따라 상반된 대응을 보여 주목된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뮤추얼펀드는 대부분 장기 성격의 펀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가가 단기간 급락하자 일부 펀드들은 50% 가까운 손해를 무릅쓰고 주식을 처분하는 등 손절매에 나선 반면 공격적 펀드의 경우 오히려 주식을 추가 매입하고있다.

주가 급락기를 이용,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펀드들도 상당수있다.

펀드간 상이한 매매패턴은 경기변동과 기업 펀더멘털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른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윤용철 리먼브러더스 상무는 "경기변화에 대한 신호가 와도 기업의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펀드는 서둘러 빠지지 않고 주가 하락시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경기 변동을 매매 시점으로 파악하는 펀드는 중국긴축 및 유가상승기에 주식을 상당부분 처분했다"고 분석했다.

[ 손절매 ]

슈로더국제투자신탁운용,피델리티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슈로더는 종합주가지수가 936.06(4월23일)에서 719.59(7월2일)로 수직 하락하는 동안 갖고 있던 주식의 상당부분을 처분했다.

슈로더는 한때 5% 이상 지분보유 종목이 한솔제지 한국타이어 등 8개에 달했지만,이중 서울증권과 현대백화점을 제외한 6개 종목의 보유 지분을 이 기간중 대거 처분했다.

한솔제지의 경우 올초 주당 1만1백원에 매입했지만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40% 낮은 6천원에 지분의 일부를 처분했다.

매각 손실이 27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슈로더는 LG석유화학만 매입가격보다 높게 팔아 차익을 실현했을뿐 최근 급락장에서 대부분 손해를 감수하고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펀드도 마찬가지다.

올들어 LG전자금호전기 인터플렉스 등을 집중 매입했던 피델리티는 5월까지 추가 매수를 시도했지만 6월 이후 손절매에 나섰다.

6월중 LG전자 주식 1백69만8천4백50주를 평균 4만7천4백원에 팔았다.

매각 손실만 2백억원이 넘는다.

[ 저가매수 ]

홍콩 소재 JF애셋매니지먼트는 이 기간중 거꾸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쌍용차 대신증권 대구백화점 성신양회 선창산업 희성전선 광주신세계 등 5% 이상 보유 종목 대부분의 지분을 확대했다.

쌍용차의 경우 매입후부터 주가가 하락,4일 현재 평가손이 3백70억원이 넘지만 꾸준히 저가 매수를 했다.

국내에 1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캐피탈그룹도 주가급락기에 KT 대림산업 LG전선 등을 추가로 사들였다.

템플턴자산운용 모건스탠리투신운용 UBS 등은 투자비율 조절에 한창이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상반기 실적부진에 따라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동아제약 삼성정밀화학 웅진코웨이 등의 지분을 일부 처분하고 하반기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LG석유화학 하이트맥주 삼성중공업 등을 추가 매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