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공항 활주로 확장공사 지연에 따른 항공기 결항으로 전남 동부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대한항공[003490] 여수공항지점에 따르면 매일 12편(왕복) 운항하는 여수-서울간을 오는 28일부터 9월 29일까지 8회로 줄인데 이어 9월 30일부터는 여수공항 새 활주로 완공 때까지 전면 운휴에 들어간다.

또 매일 2회 운항하는 여수-제주는 8월 28일부터 새 활주로 완공 때까지 운항을 중단키로 했다.

이같은 결정은 여수공항 새 활주로가 완공될 것으로 보고 188석 규모의 B737-900기종 항공기 2대를 미국 보잉사에서 구입한 대신 현재 운항중인 109석 규모의 F100기종 항공기 2대를 외국항공사에 매각키로 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측은 2002년 12월 활주로 확장공사를 마치겠다는 건설교통부의 확정고시에 따라 증가하는 전남 동부지역 항공이용객 수용을 위해 현 항공기를 팔기로 하고 새 항공기를 도입했으나 공사가 끝나지 않아 운휴가 불가피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요즘 항공기 값이 내려 운항중인 항공기는 싸게 판데다 도입항공기는 오래전 이미 비싸게 계약해 들여왔다"며 "운휴로 고객들께 죄송하지만 활주로가 짧아 운항을 못하게 된 회사도 2-3중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활주로 공사에 따른 토지보상 지연과 시공업체부도 등으로 공사가 늦어졌다"며 "대한항공 운휴기간 아시아나 항공에서 여수-서울를 하루 6편 왕복 증편해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수.순천.광양시와 고흥군 등 전남 동부권 주민들은 "해마다 건교부 등에 제때 활주로 확장공사가 완공될 수 있도록 사업비 배정을 요구했으나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적게 배정해 이같은 사태를 빚게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여수공항 확장공사는 802억원을 들여 98년 착공돼 2002년 완공예정이었으나 사업비 부족으로 빨라야 올해 말 완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속전철 개통 등으로 전국 모든 공항의 국내선 이용자수가 준 반면 전철이나 고속도로가 통과하지 않는 여수지역은 올 들어 7월 말까지 여수-서울 이용객이 31만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만8천명)보다 8.7%가 늘었다.

(여수=연합뉴스) 최은형 기자 ohcho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