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4일 출자총액 한도를 위반한 7개 그룹 12개사에 대해 내달 중에 의결권 제한이나 지분매각 등의 시정명령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면서 해당 그룹들은 공정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마련에 나섰다.

최근 경영권 방어로 곤욕을 치른 SK와 현대그룹이 각각 1천93억원과 549억을 위반, 공정위로부터 위반 그룹 중 가장 큰 제재조치를 받게됐으나 그룹측은 경영권 방어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SK를 비롯한 3개 계열사가 출자총액 한도를 위반한 것으로 알려진 SK그룹은공정위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못해 위반 내용을 확인하느라 부산한 움직임을보였다.

SK그룹 관계자는 "공정위로부터 공식통보를 받으면 소명할 것은 소명해 회사가내세우고 있는 '투명경영'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의결권 제한조치를 받을 경우 경영권 방어에 지장이 없는 지분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몽헌 회장 사후 KCC와의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현대그룹도 큰 문제는 없을것이라면서도 공정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상선 분식회계의 과다계상분이 정리되면서 순자산이 줄어 출자총액 제한에 걸린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시정명령이 내려지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분매각 조치가 내려질 경우 경영권 방어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계열사 등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금호아시아나는 공정위가 지난 4월1일을 기준으로 137억원을 위반한 것으로 밝혔으나 지난 5월30일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CC가 갖고있던 도심터미널 지분을 매각, 출자총액 한도 위반 금액이 1개 계열사 110억원으로 보고 공정위가 취할 시정명령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인터넷 계열사가 출자총액 한도를 10억원 가량 넘겼으나 지난7월1일부터 부채비율이 100%로 줄어들면서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에서 벗어난 상황이어서 별다른 제재를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그룹도 "조사시점인 지난 4월1일에 일부 계열사가 출자총액 한도를 76억원가량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금은 모두 해소돼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밝혔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집단들이 순자산의 13.7%인 19조3천억원을출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있다는 공정위측의 주장과 관련, "공정위가 재계의 출자총액제한 폐지 요구를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출자총액 한도가 각 계열사별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출자할수 있는 여력을 가진 주력 계열사의 출자총액 한도가 꽉 차있는 상태에서 그룹집단의 출자총액 한도를 합산해 출자여력을 갖고있다는 논리를 펴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식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