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검 특수부 강인규 검사는 4일 공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횡령)로 고원준 울산상공회의소 회장(61)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울산상공회의소 운영자금 39억여원을 강원랜드에서 도박자금으로 탕진하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고 회장이 상의자금 외에도 대표이사로 있는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한주의 자금을 횡령했는지와 횡령한 돈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고 회장의 사법처리는 지역경제계와 정가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고 회장이 97년부터 지금까지 3대에 걸쳐 8년째 울산상의회장을 맡아오며 지역 경제계를 이끌어온 데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내고 각종 선거에 출마하는 등 정가에서도 중진급 지도층 인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울산국가산업단지 내 ㈜한주 대표이사와 석유화학단지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79년 울산상의 부회장을 지낸 뒤 97년부터 12,13,14대 회장에 취임했고 17,18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또한 11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95년 민선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며,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또 다시 시장후보로 거론되다 지난 2월 열린우리당에 입당, 총선 때 울산ㆍ경남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에 대한 사법처리로 지역 경제계에 큰 공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상공회의소 회원사들이 회비납부를 거부하는 등 '상의 무용론'을 제기하면 지역경제인 결집력에도 흠집이 생길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올초 고 회장을 영입하면서 지역인사 1천여명을 동반 입당시킨 열린우리당 울산시당의 입지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