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칼텍스정유 노조원들의 대량해고사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노조원들이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를 당해 오갈데 없는 처지에 놓였다.

무분별한 파업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평소 노조의 투쟁장소로 애용되던 대학들까지 잇따라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단국대는 5일 LG칼텍스정유 노조원들의 진입을 불허, 교문을 걸어잠근 뒤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경찰이 지키지 않고 있던 후문을 통해 학교에 무단진입,경찰 및 단국대총학생회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조선대에서 파업농성을 벌여오던 노조원들은 학교 측과 학생들의 반발로 4일 순천대로 옮겼으나 이곳에서도 학교와 학생들이 나가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 5일 새벽 순천을 떠나 상경했다.

노조 측은 전남대 전북대 여수대 창원대 등에 집회장소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해 서울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칼텍스정유가 정한 불법파업 노조원들의 복귀시한(6일 오후 5시)이 임박하면서 사상 초유의 대량해고사태가 빚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사가 3차 복귀명령을 내린 지난 2일 이후 공장으로 돌아온 조합원은 5일 오후 늦게까지 단 7명.

회사와 노조는 서로의 요구와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대량해고가 우려된다.

LG정유 노조로부터 협상권을 위임받은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연맹은 회사측이 공권력 철수, 교섭환경 조성, 노조원들에 대한 민형사상 면책을 받아들이면 파업 사태의 조기 타결도 가능하다며 사측에 '휴전 제의'를 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회사 측은 3가지 조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특히 이라크 인질 사태를 빗댄 허동수 회장 참수 퍼포먼스로 여론이 악화돼 노조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을 것으로 보고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노조에 우호적이던 조선대가 노조를 학교 밖으로 '내쫓은 것'도 노조에는 치명적인 타격일 것이라는게 회사측의 분석.

이에 따라 회사는 6일 복귀율을 보고 빠르면 오는 9일 신규채용 공고를 낸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여수=최성국ㆍ유창재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