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숨겨진 고배당주'다.

지난해 주당 6백50원을 배당했다.

액면가(5천원) 대비 현금 배당률은 13%,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42%였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실적이 전년에 비해 소폭 둔화됐지만 배당률을 오히려 높이는 등 최근 4년간 계속 올리고 있다.

제일모직이 지난해 수준의 배당을 할 경우 올해 배당수익률은 지난 3일 종가 기준으로 4.7%에 이른다.

이 정도만으로 상당한 수준이지만 최근 배당률을 꾸준히 높여온 점을 감안하면 올해 배당수익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순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률을 높였던 만큼 시장에서는 올해 실적이 개선되면 배당률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제일모직이 고배당주로 꼽힐 수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꾸준한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회성 성격이 짙은 비용(고정자산 처분 손실)처리로 인해 전년보다 이익이 줄어들었던 것을 제외한다면 최근 5년간 제일모직의 이익 규모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들어서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분기에 6천1백90억원의 매출과 4백5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6.1%,50.0%씩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올 1분기에 5.6%에 그쳤지만 2분기엔 7.4%로 높아졌다.

꾸준한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황금분할'로 불리는 사업구조 덕분이다.

제일모직은 외형상 석유화학과 패션 부문이 매출의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다.

두 부문은 올해 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매 분기마다 두자릿수 이상씩 매출이 늘어나는 전자재료 사업부문을 통해 성장성도 갖추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도 큰 편이다.

꾸준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제일모직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1만8천원을 웃돌던 주가가 지난 7월 이후엔 1만3천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게 주된 원인이다.

김영진 우리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전자재료 부문에서 설비 증설을 통해 성장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내수 침체에도 패션사업이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등 실적 가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증권은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로 지난 3일 현재 주가보다 50% 가량 높은 1만9천9백원을 제시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