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나 고유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꼽히는 항공업계가 비상경영에 돌입할 태세입니다.

항공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그 이유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항공업계가 가장 직격탄을 맞는데는 주로 사용하는 항공유에 해답이 있습니다.

국제유가의 유종별 상승률 가운데, 항공유 가격 상승폭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7월 유종별 가격상승을 살펴보면 서부텍사스중질유는 배럴당 40달러7센트로 전년 동월대비 32.8% 높아져, 6월 대비로는 7% 상승했습니다.

벙커C유는 28달러7센트로 전년 동월대비 5.3% 상승해 6월 대비 0.8% 높아졌습니다.

반면 항공유는 46달러8센트로 전년동월대비 60%높아져 6월 대비 7.7%상승했습니다.

특히 올 항공유 평균이 41달러6센트로 지난해 32달러7센트에 비해 급상승했습니다.

<앵커>

항공업계의 피해가 상당히 클 것 같은데?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매출액 대비 유류비 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17~18%나 돼 유가 상승은 고스란히 원가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대한항공은 약 3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156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항공유가가 지속될 경우 대한항공은 2803억원,아시아나항공은 1091억원의 유류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조종사 노조의 파업 가결도 항공업계로서 또다른 악재인데 상황이 어떠한가?

<기자>

네, 항공업계가 설상가상으로 항공대란이 우려되는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전전긍긍 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지난2일 조합원 75%의 지지율을 얻어 파업을 결정했는데, 6일까지 사측과 협상을 벌이지만 사실상 파업돌입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시아나 항공 일반노조는 3일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는 재적인원 대비 찬성률 49.3%로 부결됐습니다.

하지만 파업이 진행된다면 항공산업이 기간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대체 인력투입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파업이 가결된 대한항공은 비조합원과 외국인 조종사 550여명에 불과해 전체 운항편수의 35%만 담당할 수 있어 감축운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자체의 하루 운송수입 손실만도 약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여름이 전세계적으로 성수기란 점에서 수익증대에 기여하는 임시노선을 확보할수 없는 최악의상황에 빠져들게 됩니다.

<앵커>

고유가로 최근 항공주의 움직임과 주식시장의 평가가 부정적측면도 높은데?

<기자>

네, 한마디로 고유가 행진이 항공주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4일 기준 대한항공은 4.53%나 급락하며 2주만에 1만3천대로 내려 앉았습니다.

아시아나도 지난6월 후 2천원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시장도 고유가의 행진을 부정적 평가에 무게를 실고 있습니다.

동원증권은 "고유가가 항공주의 주가 상승을 계속 억누르고 있다"면서 "유가상승이 지속될 경우 투자심리 개선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투증권도 "현재로는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습니다.

<앵커>

고유가 행진에 대한 항공업계의 비상 대책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현재는 양 항공사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항공유가 덜 드는 경제 항로 운항과 항공기 무게 축소 등 입니다.

지난달부터는 연료관리팀을 신설, 최적의 항공유 구매를 통해 운항 비용을 5% 이상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8월 성수기가 끝난 뒤에도 고유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일부 적자노선에 대해서 감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유가상승분 만큼 요금을 올리는 국제선 유류할증제 도입 등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조의 파업이 결정된 대항한공은 '비상 경영 3단계 시나리오'를 마련, 이미 최고 단계인 3단계 대책에 돌입했습니다.

이현호기자 h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