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 '가치투자자'로 알려져 있는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가 지난 1999년 이후 한번도 투자하지 않았던 코스닥 기술주들을 최근들어 대거 매집,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게 거래되는 종목을 발굴,장기간 보유하는 가치투자 전략을 5년 넘게 고수해온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롯데칠성 유한양행 삼천리 SK가스 등 중소형 '굴뚝주'에 투자해 왔다.

이 상무는 5일 "지난 4월 말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코스닥 IT(정보기술)종목 중에도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크게 저평가된 종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최근 3개월동안 약 15개 코스닥 기술주에 2백억원 가량을 분산 투자했다"고 밝혔다.

주요 매수 대상은 △에너지절감 산업폐기물처리 등 환경관련 신성장산업 종목 △미국 일본 등 선진국만 보유한 첨단기술을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 △IT경기 사이클을 상대적으로 타지 않으면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부품주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매수한 코스닥 종목의 주가가 제 가치를 찾아갈 때까지 2∼3년간 장기 보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과거의 IT버블 때와는 달리 일부 코스닥 기술주의 경우 향후 몇년간 매년 20∼30%의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며 "최근 주가급락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코스닥 기업은 분명 매력적인 가치투자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가치투자는 업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고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싼 종목을 매수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1백억원 가량을 코스닥 기술주에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