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미국 빅3자동차메이커인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연간 1천8백억원어치의 롤링섀시 모듈(부품 조립품)을 공급하게 된 것은 우리의 자동차부품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내 자동차부품 수출 역사상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데다 모듈 방식으로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에 공급하는 것이란 점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발전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사건이라 할 만하다.

앞으로 여러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현대모비스의 이번 모듈 공급은 크라이슬러 공장에서 모듈화를 시도하는 첫 사례이고 또 북미자동차 역사로 보면 롤링섀시 모듈 적용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러나 묘듈화 생산방식은 이미 전세계 완성차 업계의 피할 수 없는 화두가 되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비용절감,신차 개발기간 단축,그리고 품질개선 등의 요구에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로 나온 것이 바로 일련의 부품군을 통합하는 모듈화 기술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계약은 다른 완성차 업계의 모듈화 도입도 더욱 재촉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런 만큼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모듈공급 계약을 십분 활용하면 GM 포드 등 미국의 다른 자동차메이커는 물론이고 유럽의 자동차메이커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개척 역시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이번 모듈 공급으로 현대모비스의 브랜드 가치 역시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다임러크라이슬러 공장내에 직접 모듈공장을 운영,공급하는 방식이라 앞으로 미국 앨라배마 모듈공장 가동과 맞물리면 현대모비스의 위상도 그만큼 부각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국내 다른 자동차 부품업체의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나아가 모듈화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국내 완성차 업계의 경쟁력에도 청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문제는 모듈화 흐름에 맞춰 자동차 부품업체들간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다는 점이다.

지금은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 협력업체에 연연하기보다는 기술력과 가격경쟁력만 갖췄다면 전세계 모든 업체들과 거래를 하는 글로벌 소싱 추세다.

이는 시장개척의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부단한 기술혁신과 원가절감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2010년 세계 10위권의 자동차 부품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현대모비스의 꿈도 바로 여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