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의 후원사인 CJ는 매주 월요일 오전 상무급이상 임원이 참가하는 '경영자 회의'가 열린다.


지난 3개월간 이 회의석상에서는 웃음을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유는 매주 월요일 끝나는 미국LPGA투어 경기결과 때문이었다.


상위권에 있어야 할 박세리가 매주 중하위권을 맴돌면서 임원들의 속이 까맣게 타버린 것.직원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CJ 임원과 직원들은 6일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박세리가 미국 오하이오주 실배니아의 하이랜드메도우즈GC(파71·길이 6천3백65야드)에서 열린 '제이미파오웬스코닝클래식' 1라운드에서 선두 카렌 스터플스(31·영국)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이 정도야 '뉴스거리'도 안됐지만 CJ에서는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종일 박세리 이야기로 화기애애했다.


박세리는 이날 버디 6개,보기 1개로 5언더파를 기록했다.


66타는 지난 5월 미켈롭울트라오픈 우승 당시 최종일 기록한 65타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드라이버샷은 아직 완벽하게 잡히지 않았으나 그린적중률(83%)에서 보듯이 아이언샷이 호조를 보였고 5∼6m짜리 버디퍼트가 잘 떨어지며 퍼트(총 28개)감이 좋았다.


공식인터뷰도 오랜만에 했다.


"이 코스는 나에게 무척 관대한 것 같다. 월요일 이곳에 도착하자 마음이 편해졌다. 경기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않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박세리의 코멘트다.


박세리가 올해 이 대회에서 다섯번째 우승컵을 차지하면 미키 라이트가 유일하게 세운 '미LPGA투어 한 대회 5차례 우승'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박세리가 다음주 월요일 오전 CJ임원들 뿐만 아니라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청량제 같은 우승소식을 전해올지 기대된다.


박세리와 우승경쟁에 나선 선수는 올 시즌 메이저대회 챔피언들이자 시즌 2승씩을 거두며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강자다.


스터플스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절정의 샷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13시간의 비행끝에 대회 전날 저녁에 도착한 뒤 연습라운드 없이 대회에 출전,6언더파 65타를 쳤다.


공동 2위에 포진한 메그 맬런(41·미국)은 US여자오픈과 캐나다여자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한 베테랑.


박세리를 제외한 한국선수들은 첫날 중위권이었다.


김미현(27·KTF)과 김영(24·신세계)이 1언더파 70타로 공동 21위에 올랐고 김초롱(20) 장정(24) 송아리(18·빈폴골프)가 이븐파 71타로 공동 31위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