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결혼을 했고 딸도 뒀다.'

여성 신학자 마가렛 스타버드는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루비박스)에서 9년간의 연구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고 그 사이에 딸 사라가 잉태됐으며 십자가에 못박혀 숨진 뒤 마리아는 이집트로 도망쳐 딸을 낳고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으로 은신했다는 것.

이 때문인지 프로방스 여성들은 중세시대에 상속권을 인정받아 남성처럼 많은 봉토와 영지를 소유하는 등 상당한 권리를 누렸다.

그곳 사람들은 마리아와 그 딸 얘기를 사실로 믿었으나 이로 인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로마 교회가 프로방스의 '이단자'들 입을 막기 위해 1만5천명이나 학살했고 종교재판을 통해서도 수천 명을 죽였다고 그는 설명한다.

그뿐인가.

고대에는 신성한 왕에게 기름을 붓는 것이 왕족 신부에게만 주어진 특권이었는데 요한복음에 기록된 기름 붓는 여인이 바로 막달라 마리아였다.

그는 남근의 상징인 머리에 기름을 붓는 이는 여신의 대리자인 왕족 여사제이며 따라서 막달라 마리아에게 따라다니는 창녀라는 오명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석한다.

유럽 남부지역에서 막달라 마리아와 닮은 성인을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축제,미군 군복에 남아 있는 막달라 마리아의 기장,디즈니 만화 '인어공주'의 주인공 이름,유럽 전승동화들과 보티첼리나 안젤리코 등의 회화 등도 유력한 근거로 제시됐다.

기록에 예수의 아내 이름이 등장하지 않은 까닭은 피난생활을 해야 하는 그녀의 생명이 염려됐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가톨릭교회가 수세기 동안 태양은 지구를 돈다고 규정했다고 해서 태양이 지구 둘레를 돈 것이 아니듯 진리는 정치나 종교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다"며 "12년의 가톨릭 학교와 23년의 예수회 및 사제교육을 통틀어 내가 배운 것도 그랬지만 이제 마리아가 독생자의 동정녀 어머니가 아니라는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 그들에게 진정한 영광을 돌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이 같은 주장은 20년 전 마이클 배전트 등의 공저 '성혈,성배'에서 이미 제기됐다.

마가렛 스타버드도 그 책을 읽고 충격을 받아 신에 대한 불경함을 반박할 생각으로 연구에 착수했다가 역시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최근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댄 브라운 소설 '다빈치 코드'의 근거가 됐다.

3백24쪽,1만4천8백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