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들은 값싼 상품만을 좋아한다는 기존 관념을 깨고 '양보다는 질'을 선호하는 세련된 소비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미국의 소비재 연구 컨설팅업체인 커트새먼 어소시에이츠가 베이징 상하이 선양 청두 등 중국의 4개 대도시 주민 6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의식 조사 결과 중국인의 브랜드 변별력과 선호도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브랜드 선택,품질이 결정=조사대상 중산층(월 소득 3백∼1천2백달러)은 상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품질 신뢰도,건강에 대한 영향,고객에 대한 배려를 가장 중시했다.


반면 가격 요인은 5번째에 그쳤다.


쇼핑장소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품질,서비스,상품의 다양성,편리성 등이 결정 요인으로 지적됐으며,가격은 역시 5위에 머물렀다.


커트새먼 어소시에이츠의 모한 코만두리 대표는 "중국 소비자들은 값싼 물건만 산다는 게 통념이었다"며 "중국인이 가격보다 질을 우선시한다는 사실은 중국 소비자들이 점점 세련돼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83%가 브랜드만으로 상품을 식별할 수 있다고 응답하는 등 중국 소비자들은 높은 수준의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 화장품의 경우 78%가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 상품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외국산과 자국산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는 상품에 따라 극명하게 나뉘었다.


같은 가격과 품질을 갖춘 제품이라면 식품과 화장품,가사용품의 경우 압도적으로 국산을 선호한 반면 가전제품 등은 외국산을 좋아했다.


의류는 유럽산을 중국산이나 미국산보다 고급스럽다고 여겼다.


코만두리 대표는 "중국 소비자들은 먹는 것이나 입는 것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중국산을 선호한다"며 "소비재 기업들은 포장이나 판촉에서 외국산임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중국산인 것처럼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쇼핑,즐기지 않는다=중국인의 쇼핑 횟수는 한 달에 한 번 또는 그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 대다수 중국인이 쇼핑을 여가활동으로 여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중국 여성은 48%로 미국 여성(30%)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없는 게 불만이라고 지적했다.


쇼핑센터를 방문하면 두 곳 중 한 곳에서는 원하는 상품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소형 매장보다는 대형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지난해보다 40% 정도 늘었다.


WSJ는 "중국 소비자들이 고급화되면서 중국을 '활짝 열린 시장'으로 생각해온 기업은 이 같은 기존 관념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