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5일로 개교 1백주년을 맞는 고려대에 부부,부자,형제 교수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고려대는 6일 올해 2학기 신규 교수 임용을 통해 문과대 영어영문학과 이희경 교수(36)의 남편인 최진욱씨(37)를 정경대학 행정학과 교수로,공과대학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윤용남 교수(63)의 장남 재영씨(35)를 자연과학대학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로 뽑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학기에는 언론학부 최현철 교수(49)의 동생 인철씨(45)를 사범대학 영어교육과 교수로 임용했다.

이희경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시시피주립대 조교수를 거쳐 지난 2002년 고려대로 옮겼으며,남편 최진욱 교수는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홍콩대학에서 조교수로 일하다 이번에 임용됐다.

윤재영 교수는 미국 UC데이비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근무하다 임용돼 오는 9월부터 부자가 같은 학교 강단에 서게 됐다.

고려대를 비롯한 국내 대부분 대학은 그 동안 인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가족관계에 있는 2명 이상이 교수가 되는 것을 막아 왔다.

고려대 관계자는 "이 때문에 실력이 검증된 유능한 아들이 교수 임용을 원했다가 재직 중인 아버지의 정년 퇴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교수 숫자가 1천여명에 이를 정도로 늘어나 가족이 교수가 돼도 전혀 문제 생길 게 없어 기존 관행을 과감히 폐지키로 했다"며 "이제 임용 기준은 능력뿐"이라고 강조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