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냐, 이유진 등 '아메라시안들(Amerasians)'이 각 분야에서 성공, 외국인 부모를 둔 이들에 대한 편견이 한국 내에서 수그러들고 있다고 6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이날 '한국, 혼혈인들에 새 빛(In S.Korea, a Silver Lining to Being Biracial)'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 사이에 태어난 혼혈가수소냐(24)가 '지킬박사와 하이디'의 한국판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페임'에, 스페인계 미국인 아버지를 둔 이유진(27)이 각종 연예프로, 노스 캐롤라이나주에서 성장한 제니퍼 영 와이스너(20.연세대)가 영어채널 아리랑TV 쇼에 출연하고 올해 앨범을 발표하게 되는 대중오락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동광씨도 익히 알려진 프로농구 SBS 감독으로, 스포츠계에서도 빛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일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지닌 나라에서 이들의 성공 스토리는 오랫동안 계속돼 온 편견을 씻어내는데 도움이 됐다고 전한 타임스는 인종에 대한 한국인들의 태도변화는 한국사회의 더 큰 변화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한때 세계와 동떨어진 '은자의 나라(Hermit Kingdom)'였던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전 만 해도 서구인들의 발이 그리 닿지 않았고 초창기 미군들이 씨를 뿌린 혼혈아들은 일반적으로 (해외로) 입양됐었다고 덧붙였다.

펜실베이니아에 기반을 둔 펄벅 인터내셔널재단 재닛 마이처 대표는 "내가 받은인상으로는 한국은 필리핀과 베트남 등 미군이 주둔했던 아시아 내 어느 지역보다아메라시안들에게 차별이 심했으며 그 차별은 아직도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혼혈인들에 대한 편견이 수그러들고 있긴 하지만 이유진의 경우 유교적 가부장제 전통에 따라 할아버지의 '딸'로 호적에 등재, 법적으로는 엄마와 '언니-동생' 사이가 돼있는 기막힌 사연도 소개했다.

10대 때 모델로 데뷔, 시트콤 '여고시절'에출연, 연기자로 변신한 이유진은 한 살 때 부모가 이혼했으며 그가 기억하는 것은아버지가 스페인계로 뉴욕에 살았다는 사실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LA 타임스는 또 혼혈인 가운데서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자식들은 훨씬 더 인종적 차별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가수 소냐는 보수적인 성향의 대구에서 성장했는데 엄마가 7살 때 암으로 타계,조부모 손에서 자랐다.

소냐는 "할아버지는 내게 매를 내셨고 여러 이름으로 나를부르셨다.
나로 인해 난처해하며 '웬 더러운 놈의 씨냐'라고 말하곤 했다"며 애써눈물을 삼켰다.

소냐는 지난 해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자동차 세일즈맨으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를 만났으며 MBC-TV가 눈물의 부녀상봉을 방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었더라면 자신의 인생이 훨씬 사회적으로 쉬웠을지 모른다고말하지만 모국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소냐나 이유진 모두정신적으로 그들 스스로를 완전한 한국인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소냐는 아직도 집에서 할머니, 이유진은 어머니와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금 다른 사례이지만 와이스너는 부모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한 경우로 그는 "학교에서 공부할 때는 교수들이 미국인이고 학생들로 외국에서 살던 이들이라문제가 없지만 거리에 나서면 어른들이 우리를 좋아하지 않고 인정하려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