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크라비는 남국의 정취를 그리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휴양지였다.


피피섬으로 들어가는 관문이기도 한 크라비는 그 깨끗함이 푸켓 이상이었다.


그러나 푸켓이 최고의 허니문 여행지로 떠오르고 피피섬으로 가는 배가 푸켓에서도 운항하면서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크라비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크라비로서는 그게 보약이었다.


해변 휴양지로서의 아름다움과 평온함을 온전히 간직할 수 있었던 것.


'육지의 고도(孤島)'라는 수식어에서 크라비의 그 때묻지 않은 자연미를 떠올릴 수 있다.


최근 들어 가족 또는 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휴양 여행지나 신혼 여행지로서 크라비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를 거기서 찾을 수 있다.


크라비는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남쪽으로 8백km, 푸켓 동쪽 바다 건너 1백80km쯤 떨어져 있다.


파타야, 코 사무이, 푸켓 등 태국을 대표하는 여느 관광지와 비교하면 작은 어촌에 불과하지만 자연풍광만큼은 한치도 뒤지지 않는다.


칼날처럼 날카롭게 치솟은 석회암 절벽, 그 아래 시원스레 펼쳐진 푸른 바다와 산호 모래밭이 그림처럼 어울린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따로 준비해 놓은 것 같은 모습이 아니라 손을 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수수한 모습이어서 더욱 매력적이다.


크라비 여행의 중심은 아오낭 비치.


너른 백사장과 쪽빛 바닷물이 좋아 크라비에서 제일로 치는 해변이다.


파빌리온 퀸스 베이 크라비, 타이 빌리지 리조트, 파카사이 리조트, 크라비 리조트 등 최신의 고급 리조트가 몰려 있다.


아오낭 비치 남쪽의 프라난 비치도 아름답다.


크라비만의 독특한 지형을 대변하는 석회암지대와 동굴을 볼 수 있다.


앞바다에는 생김새가 닭을 닮아 치킨섬으로 불리는 섬이 흥미를 자아낸다.


서양사람들이 특히 많이 찾는 섬으로 나체로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으며 바깥에서는 리조트 안이 거의 보이지 않아 은밀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라야바디 프리미어 리조트가 자리하고 있다.


크라비 타운의 매리타임 파크&스파 리조트도 유명하며 크라비 동남쪽 란타야이섬에 있는 피말라이 리조트도 잘 알려져 있다.


이들 리조트에서의 스파 체험이 즐겁다.


대부분 독립 별장형 파빌리온 안에 스파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일랜드 호핑 투어도 마음을 사로잡는다.


제일 많이 찾는 곳이 피피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더 비치'의 촬영지이기도 한 곳이다.


피피섬은 스노클링과 다이빙,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만 찾던 소박한 무슬림 어촌이었는데 세계적인 여행 안내서 '론리 플래닛'에 소개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9년에는 미국의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채널에 의해 '세계 10대 해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연 그대로의 해변과 열대식물, 푸른 바다가 인상적이다.


2천만년 전에 형성된 지형과 희귀 열대어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곳이기도 하다.


해양레포츠는 기본.


피피섬 선착장을 등지고 왼편으로 뻗어 있는 해변인 아오 톤 사이가 스쿠버다이빙 포인트.


그 반대편의 아오 로 달람에서는 스노클링, 제트스키, 패러세일링 등 떠올릴수 있는 모든 해양레포츠를 즐길수 있다.


아오 로 달람은 특히 물이 맑고 얕으며 파도가 거의 없어 거대한 수영장과 같다.


탄보크라이 국립공원을 둘러볼만 하다.


녹음이 우거진 산책로가 공원을 가로지르고 있어 단 둘이 산책하며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에 알맞다.


바이킹동굴은 중국요리 샥스핀의 재료인 제비집을 채취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16세기 안다만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던 해적들의 본거지였던 곳이라고 한다.


동굴을 보호하기 위해 배를 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1년에 두 번 제비집을 채취할 때만 개방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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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인천~크라비행 직항편은 없다.


방콕에서 국내선을 타고 들어간다.


인천에서 방콕 돈무앙공항까지 5시간, 방콕에서 크라비까지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푸켓에서 크라비까지 버스가 운행되며 2시간20분 정도 소요된다.


태국은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화폐단위는 바트.


요즘 환율은 1바트에 29원선.


9월까지 우기이며 10~5월이 건기로 여행하기에 좋다.


쌀국수가 값이 싸면서도 입맛에 맞는다.


샤브샤브에 해당하는 수키도 패키지 여행객들의 단골 메뉴.


하나투어(1577-1212)는 크라비 여행을 안내한다.


'방콕ㆍ크라비 5일' 패키지 상품은 크라비 매리타임 파크&스파 리조트에 머무를 경우 89만9천원부터.


쉐라톤 크라비 비치 리조트 슈페리어룸을 쓰면 1백14만9천원부터.


크라비에서의 아일랜드 호핑 투어와 방콕 시내관광이 포함돼 있다.


매일 출발한다.


같은 일정의 허니문 상품도 꾸몄다.


리조트에 따라 요금이 조금씩 다르다.


크라비 매리타임 파크&스파 리조트는 1백19만9천원부터, 쉐라톤 크라비 비치 리조트는 1백34만9천원부터, 크라비 피말라이 리조트는 1백54만9천원부터.


매주 토ㆍ일ㆍ월요일 출발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