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디지털 방송 확대계획을 계기로 플라즈마TV와 액정(LCD) TV 등 디지털TV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종기업들의 시장공략이 거세지는 한편 그동안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해온 한국과 일본 등지 외자기업도 가격인하로 맞서는 등 시장 쟁탈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디지털TV 보급 확대=중국에 디지털방송이 본격화되면서 디지털TV 시장이 급팽창할 전망이다. 중국은 2015년 아날로그 방송을 전면중단하는 등 지역별 단계별 디지털방송 확대계획을 최근 수립했다.

현재 포산 다오 등 33개 시범도시를 지정,시험방송 중인 디지털 유선TV 방송을 빠른 속도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칭화대 등이 주축이 돼 중국 디지털TV 방송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이 계획대로라면 10년 내 3억4천만대의 TV가 교체돼 연간 1백억달러의 디지털TV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정부는 당장 내년에 디지털 유선방송 가입자가 3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TV 방송 보급을 앞당기기 위해 국가라디오영화TV총국은 최근 국유은행들이 수십억위안(수천억원)을 디지털TV 수신용 셋톱박스 구입에 지원하도록 조치,디지털TV 판매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연간 TV시장 규모는 2천7백40여만대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일반 컬러TV가 98%를 차지하고 있지만 액정TV 등 디지털 TV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PDP TV와 액정TV 판매대수는 각각 전년에 비해 5백5%,3백20% 급증한 것으로 추정됐다.

◆외자기업도 가세한 가격인하 전쟁=최근 중국 내 액정TV 1위 업체인 일본 샤프는 액정TV 가격을 대당 5천~1만위안(1위안은 약 1백50원) 내렸다.

20인치 제품의 경우 샤프 제품은 7천9백위안으로,경쟁 상대인 LG전자(대당 9천16위안) 등 한국업체 제품보다 낮아졌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LCD TV 평균가격을 18~20% 내리면서 가격인하전에 뛰어들었다.

디지털TV 가격인하 경쟁은 지난 2월 하이얼 등 중국 토종업체들이 첨단제품 가격을 대폭 내리면서 시작됐다.

올 들어 SVA 창웨이 콩카 TCL 창훙 등 대부분의 토종 TV업체가 PDP TV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시장이 급성장하는 데다 브라운관(CRT) TV로는 수익성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2만위안짜리 PDP TV 한 대의 판매 마진이 2천위안짜리 브라운관 TV 1천대와 맞먹는다"는 것이다.(남방일보)

토종기업의 가격공세에 외자기업들은 프리미엄제품으로 고급시장을 개척해나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 중국 지주회사 관계자는 "가격에 보수적이던 일본업체들이 가격인하를 치고 나선 것은 보급형 디지털TV 시장의 한계를 반영한 것"이라며 "프리미엄 전략으로 수익성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대비도(Contrast)를 대폭 높인 고급 PDP TV를 출시한 게 그 예다.

신모델 출시로 가격인하 폭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