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고용지표 악화 등 경기회복에 제동이 걸렸음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속도가 당초보다 주춤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FRB가 일단 1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연 1.5%로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FRB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현재 1.25%의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데다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시킬 경우 시장 혼란은 물론 FRB의 신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이 같은 분석의 주된 근거다.

CNN머니에 따르면 FRB의 금리결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는 연방기금선물도 0.25%포인트 인상가능성을 토대로 거래되고 있다.

채권시장 전략가인 앤서니 크레센지는 "FRB가 검토하는 여러 자료 가운데 미 경제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안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있다"며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다른 금리들의 하락을 초래,인플레를 가중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의 윌리엄 더들리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FRB의 경기판단에 대한 의구심이 일게 될 것"이라며 '체면유지' 때문에라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처럼 FRB가 올해 4회(8,9,11,12월) 남은 FOMC회의에서 매번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연말까지 2.25%로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FRB가 아직까지는 최근 경기둔화를 고유가 등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하고 있지만 이달 말까지 지표약세가 이어질 경우 오는 9월에는 금리인상을 건너뛸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