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LPGA투어 제이미파오웬스코닝클래식(총상금 1백10만달러) 최종라운드는 '삼국지(三國志)'를 연상시켰다.


'한국의 자존심' 박세리(27·CJ·테일러메이드)와 올해 US여자오픈 챔피언 메그 맬런(41·미국),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 카렌 스터플스(31·영국) 등 정상급 골퍼 세명이 치열한 우승접전을 벌인 것.


이들은 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배니아의 하이랜드메도우즈GC(파71)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마지막 3개홀을 남겨두고 공동선두를 이뤘다.


3라운드까지 3타차 단독선두였던 스터플스는 11번홀까지 3타 리드를 유지하며 우승을 챙기는 듯했다.


그러나 12번홀에서 드라이버샷 실수로 보기를 한 스터플스는 13번홀에서 1.5m 파퍼트를 미스하며 '우승의 여신'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때 앞서 플레이하던 박세리는 16번홀에서 4.5m 버디퍼트를 떨구며 스터플스와 공동선두로 나섰다.


또 버디 2개,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맬런은 15번홀에서 '칩인 버디'를 성공하고 16번홀에서 6m 버디를 잡으며 역시 선두 대열에 뛰어들었다.


숨막히는 선두접전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박세리는 17번홀에서 3m 버디퍼트가 홀을 스쳐지나가더니 18번홀에서도 5.4m 버디퍼트가 홀을 외면하는 불운이 이어졌다.


박세리는 합계 6언더파 2백78타로 먼저 경기를 마친 뒤 연장전을 기다렸다.


이어 맬런이 홈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받으며 18번홀 그린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 3m 버디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제 공은 스터플스에게 넘어간 상황.스터플스 역시 흔들림 없이 파온에 성공하면서 4.2m 버디 찬스를 맞았다.


그러나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갈 수도 있었던 버디퍼트를 실패하며 맬런에게 우승컵을 넘겼다.


지난주 열린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도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시즌 3승째를 올린 맬런은 통산 18승 가운데 13승을 역전승으로 일궈내는 '뒷심'을 발휘했다.


우승상금은 16만5천달러.


박세리는 투어 사상 두번째로 단일대회 5회 우승 도전을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그러나 박세리는 지난 5월 미켈롭울트라오픈에서 우승한뒤 9개 대회만에 '톱10'에 들며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