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경제운용 방향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긴축조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긴축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향후 거시 경제정책 방향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긴축에 대한 평가는 크게 세 갈래다.

우선 긴축효과가 뚜렷하다는 것.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예상치 10.5~11.0%를 크게 밑도는 9.6%에 머문 게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지난주 쓰촨성을 시찰한 원자바오 총리는 "긴축효과는 초보적인 수준"이라며 "거시경제 억제정책을 계속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총리의 우려는 경기과열이 재발될 수 있다는 또다른 진단과 무관치 않다.

지난 6월 들어 건축용 철강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과열재발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 경착륙이 걱정된다는 진단도 있다.

중국신문사가 발간하는 신문주간은 최근 행정력을 동원한 강력한 긴축시행 3개월여 만에 열이 식는 것은 빠른 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등 과거 두차례 거시조정의 경우 1년6개월 또는 2년여가 지나서야 긴축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 연구센터 관계자는 "고강도 긴축으로 투자증가율이 매달 10%포인트 떨어지고 산업생산과 총 통화 증가속도가 매달 2%포인트 낮아질 경우 중국 경제는 1년도 안돼 심각한 냉각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7월 산업생산이 15.9% 증가에 그쳐 작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총리가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지만 이처럼 경기진단이 혼재되면서 운용상의 미세한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억제'를 강조해온 중국 지도부가 최근 "보호할 것은 보호하고 억제할 것은 억제한다"고 발언하는 횟수가 부쩍 늘고 있는 것도 변화를 예견케 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