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어제 국회에서 규제개혁 일자리창출 미래전략 등 이른바 경제관련 3대 특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특위의 향후 활동방향을 밝혔다.

앞으로 야당의 호응이 있어야 특위가 본격 가동될 수 있겠지만 여당이 뒤늦게나마 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모습이다.

하지만 규제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 한계를 설정하고 나서는 등 시작단계부터 활동 반경을 스스로 제한하는 듯한 자세는 과연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여당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우려도 갖게 한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타파하자면 기업 투자심리부터 살려놓고 봐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규제개혁이 급선무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더욱이 일자리창출 미래전략 등도 기업 투자가 되살아나야만 가능하고 보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여당은 기업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인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에 대해 로드맵에 따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만 말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여당 정책위원장은 "예외규정을 두는 것은 검토할 수 있지만 출자총액제한제도 자체의 폐지나 완화문제는 검토된 바 없다"고 했다.

이는 당론에 어긋나는 것은 안된다며 규제개혁에 선을 긋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당론만 고집하기엔 경제상황이 너무도 심각하다.

경제살리기 모습은 보여야겠고 그렇다고 개혁이란 명분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식이라면 현실성 있는 대책이 나올리 만무하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의 우리 경제는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관련해 기업의 투자와 출자는 구분돼야 한다는 등의 관념적 주장이나 듣고 있어야 할 만큼 한가롭지 않다. 이 제도는 폐지하는게 근본적인 처방이다.

오로지 예외를 통해서만 완화하겠다는 것은 본래의 목적 달성도 하지 못하면서 기업의 투자심리만 죽이는 꼴밖에 안된다.

잘못됐으면 당론도 시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회견에서 경제위기 해법으로 눈길을 끈 것은 재정정책이다.

여당은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한 반면 야당은 세금감면이 효과적이라고 맞섰다.

어느 쪽도 내수침체가 심각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지만 국민부담과 직결되는 재정운용 방향은 좀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의 투자심리를 되살릴 규제개혁은 그러한 제약도 없다. 주저할 하등의 이유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