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서울시내의 한 대형 할인매장.

주부 J씨는 장을 보러 매장을 찾았다.

1주일치 찬거리와 분유 기저귀 면도기 등 10여가지 생필품을 카트 가득 구입한 후 계산대에 들어섰다.

카트째 계산대를 통과하니 물건값이 자동으로 계산된다.

예전처럼 계산대 앞게 길에 줄을 늘어설 필요도 없고 구입한 물품을 일일이 꺼내 바코드를 읽히지 않아도 된다.

제품마다 바코드 대신 전파발송 기능이 있는 전자태그(RFID)가 부착돼 있기 때문이다.

한때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미래형 점포가 일상생활 주변으로 성큼 다가섰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나 네트워크에 접속된다"는 의미의 "유비쿼터스"란 단어도 더이상 생소하지 않게 됐다.

모두 "마법사의 돌"이란 애칭이 따라다니는 RFID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이 RFID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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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FID기술 어디까지 왔나 ]

◆미리 보는 미래형 매장=서울 구로구 디지털산업단지에 마련된 시스템통합(SI)업체 신세계아이앤씨의 홍보관인 'RFID 퓨쳐스토어'에 가면 미래 매장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개설된 퓨쳐스토어는 일괄결제시스템과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실현된 모습을 보여주는 시설이다.

국내 업체로는 최초이며 정보통신부 유비쿼터스 체험관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개관했다.

국내 유통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POS(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와 무선 PDA,전자서명,영수증 등으로 시스템을 구성했다.

카트에 물건을 담아 계산대를 지나가면 자동으로 계산되는 수준의 RFID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미국의 월마트,독일의 메트로,영국의 테스코 등 세계 굴지의 유통업체들이 RFID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에 RFID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U시티도 가시권에=삼성SDS를 비롯한 SI업체들과 건설업체들은 도시 안에서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U시티' 건설을 추진중이다.

U시티에서는 가정에 차세대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TV 냉장고 난방시설 등이 홈네트워크로 연결돼 리모컨 휴대폰 등으로 조작할 수 있다.

운전자들은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첨단교통제어시스템(ITS),위치기반서비스(LBS) 등이 접목된 교통 서비스를 이용하고 도시내 신호등의 신호가 교통의 흐름에 따라 바뀌게 된다.

도시의 대기나 수질을 통합관리센터에서 점검해 자동으로 유관기관에 전달,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서울시(상암동),인천시(송도),충청북도 등이 U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창원시도 건설예정인 컨벤션센터부터 U시티 환경에 걸맞은 수준으로 갖출 계획이다.

◆입는 컴퓨터,원격제어도 가능해져=RFID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면 입는 컴퓨터의 실용화도 빨라지게 된다.

한국에서는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포항공대 모바일컴피아 등과 공동으로 의복형PC를 개발하고 있다.

의복형PC는 소음이 심한 곳에서도 사용자의 음성 명령어를 인식하는 목걸이와 동전 크기의 저장장치,두루마리식 디스플레이 등으로 구성된다.

휴대폰을 이용해 집안의 기기를 원격 통제하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됐다.

디지털 보안 전문기업인 아이레보는 올해 초부터 양방향 무선통신 '네이트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휴대폰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문의 잠금상태,가스밸브 상태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