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존 케리 대통령 후보를 비난하는 광고를 놓고 민주당 선거운동본부가 고심하고 있다.

'진실을 위한 쾌속정 참전용사들'이라는 단체가 지난 5일부터 위스콘신, 오하이오, 웨스트 버지니아주 등 접전주를 중심으로 TV 광고를 통해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참전 무공이 거짓이며 대통령으로서 부적한 인물이라고 집중 홍보하면서 시작된 케리 비난 광고의 여파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 단체가 TV 광고에 이어 곧 배포할 '지휘 부적격:쾌속정 참전용사들 존 케리를 반대한다'라는 제목의 책은 아마존 베스트셀러 목록에 '9.11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케리 후보 저격에 나선 참전 용사들은 케리 후보와 같은 시기에 쾌속정을 타며 베트남의 카 마우 반도 해안을 베트콩으로 부터 지키는 임무를 맡았던 사람들이며 이들의 후원자는 텍사스주에서 주택 건설업자로 활동하는 로버트 페리라는 인물. 페리는 지난 4년간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10여명의 공화당 정치인들에게 5백만 달러를 헌금한 바 있으며 이번 쾌속정 용사들에게 10만 달러를 지원했다.

민주당측은 일단 문제의 TV 광고와 관련, 이들 광고를 내보낸 방송국들을 상대로 방송 중단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9일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민주당측의 변호사들은 이 서신에서 "방송국 운영자들은 대중을 오도하는 허위 광고로 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케리 후보 비난 광고 전체가 '선동적이며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면서 광고를 계속 내보내는 방송국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 광고 중단을 결정한 방송국은 위스콘신주 그린 베이의 한 방송국뿐이다.

다행히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 토미 프랭크스 전 미군 중부군 사령관등이 문제의 광고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 일단 소강국면에 접어들 소지도 없지 않다.
이에 따라 민주당측은 사태 추이를 보아가며 법정 소송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