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 미래에셋 투자전략실장 >

종합주가지수가 700선 초반의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기는커녕 오히려 매수기조를 유지하는 사실에 의아해하고 있다.

'외국인 저점매수=주가 바닥'이란 과거의 패턴이 재현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지난 1년간 동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된 약 1천5백억달러(한국은 2백20억달러)의 자금성격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펀드 운용의 큰 특징은 첫째 추가 자금 유입이 없을 경우 펀드 운용자들은 크게 할 일이 없다는 점이다.

주식을 어느 정도 채워놓은 다음에는 관망할 수밖에 없다.

둘째,중국에 대한 경기전망이 훼손되지 않는 한 펀드의 큰 폭 유출 없이 교체매매에 의존하게된다.

최근 중국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확산되자 외국인이 동아시아 소재주들에 대한 비중확대를 일시적으로 단행한 게 그 예다.

소폭 유출세를 보이던 동아시아 관련 펀드에 돈이 들어올 조짐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일본에만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의 최근 수익률을 관찰해 보면 4월말 이후 쌓아왔던 매도헤지 포지션을 상당부분 풀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동아시아 시장에 대한 중장기 믿음이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다.

유가상승이나 미IT기업 실적부진 등의 악재가 존재하지만 지난 일년간 동아시아로 유입된 1천5백억달러가 유출돼 시장하락을 주도할 것 같지는 않다.

시장은 당분간 외국인의 관망 속에 등락 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